전형 등 대입기준 완화 움직임…경북·대구권은 별다른 계획 없어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실시된 1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수성동 남산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시험을 기다리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수도권 대학들이 대입 기준을 완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역 대학들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를 비롯해 수도권 10여개 대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고려, 2021학년도 대입전형 계획을 일부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반영되는 비교과 영역을 줄이거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는 등 대학마다 완화항목이 조금씩 다르다.

다만 대입전형 계획 변경을 신청한 대학교가 아직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다.

수도권 대학들이 대입 기준을 완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경북·대구권 대학들은 별다른 움직임이 아직은 없다.

계명대는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방안을 나오지 않았다.

대구가톨릭대도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으며 지역 대학들과 협의, 대입 기준 완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구한의대는 경북·대구 처장협의회, 대구진학협의회 교사들과 지난 23일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도 명확하게 결정 난 사항은 없으며 재수생과 재학생 모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을 연구 중이다.

영남대는 기존 발표된 입시전형과 대비, 대입 기준 완화 등에 대해 확정된 사항이 없지만 수험생들이 불이익을 받는 부분이 없는지 등 입학처에서 다 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대구대는 학생부 종합전형 평가의 비교과 활동 기록 중 코로나19로 평가 반영이 어려운 활동에 대해서는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 것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경북대도 사실상 변경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일선 교사들과 논의를 진행한 결과 학교 마다 상황이 달라 기준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학교 자체 프로그램을 진행한 학교가 있으며 학생들 중에서도 기존 계획을 성실히 진행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을 완화할 경우 불이익을 받는 학교나 학생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입시생 입장에서 특정 학교만 지원하지 않아 완화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칠지 의문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근본적으로 전체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수가 지난해 6만여명, 올해 5만여명 줄어드는 가운데 임시방편으로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견해다.

한동석 경북대 입학본부장은 “평가 과정에서 재학생들이 손해를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가운데 기준을 변경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만 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지역 대학의 경우 기준 완화를 논의할 여유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인기 있는 학과를 제외하고 정원을 채우는 것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현 대입 기준도 그렇게 높지 않은데 기준을 더 낮출 여지 자체가 별로 없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수도권 대학이 기준을 완화하면서 지역 대학이 학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수시모집의 경우 6번의 지원 기회가 있는데 수험생 입장에서는 수도권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종전보다 늘어날 수 있다.

이들이 일정 부분 더 빠져나가면 지역 대학들의 학생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한 입시 전문가는 “지역 대학의 경우 의대 등 상위권 학과를 제외하고는 이제는 평가 기준이 의미가 없다”며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 늘어날 수 있으며 일부 대학은 정원 채우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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