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강연서 '미래 성장동력' 강조…비대면 진료 등 사회적 동의 숙제
김택환 경기대교수 좌장 패널토론…경북·대구 발전 폭넓은 주제 논의

26일 오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코로나19 이후,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 주제로 2020 경북포럼이 열렸다. 이낙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의 주제강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구촌이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은 ‘바이오 헬스’ 활성화라는 대안이 제시됐다.

이낙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은 경북일보가 창간 30주년을 맞아 26일 오후 2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개최한 ‘2020 경북포럼’에서 ‘코로나19 이후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침체된 국가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바이오 헬스 산업을 특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위원장은 “대한민국은 코로나19의 모범적인 대응으로 ‘K 방역’이 선진 모델로 평가를 받는 등 세계인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는 경제의 화두가 ‘건강’이 화두로 등장해 최첨단 인적(우수한 의료진), 물적(최첨단 의료 기구), 사회적 (전 국민 혜택 의료보험, 타인에 대한 배려)기반을 갖춘 대한민국이 ‘바이오 헬스’ 활성화로 세계 경제를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미국 등 선진국은 코로나 19로 사회적 기반의 취약함이 여지없이 드러났고 중국이 철강을 비롯한 주요 산업에서 대한민국을 추격하거나 앞서 갔지만 ‘바이오 헬스’ 분야는 우리가 20년을 앞서 있어 코로나 이후 주력산업으로 ‘바이오 헬스’ 가 떠오르고 있다”며 “한국의 강점인 인간에 대한 배려와 돌봄 문화로 산후조리원과 같은 의료 분야가 중국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사례를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한국기업들 중 자동차 등 전통적인 제조업이 ‘바이오 헬스’기업에 뒤지고 있다”며“국내 기업 랭킹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 헬스’기업 3곳이 10위안에 자리 잡을 정도로 앞서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 경북포럼은 경북도가 주최하고 경북일보·경상북도경제진흥원이 주관, 경북포럼위원회 및 23개 지역위원회가 후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낙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 한국선 경북일보 사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장경식 경북도의회 의장 등 코로나19 확산 예방 지정좌석제로 150여명이 참석했다.

환영사를 통해 한국선 사장은 “바쁜 국정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경북포럼에 참여해주신 내빈들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코로나 이후에 대한민국, 특히 경상북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전 세계적으로 K-방역이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히지만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코로나19는 정말 무서운 질병”이라며 “앞으로 펼쳐질 상황도 아무도 모를 것이다. 이번 포럼을 통해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세상을 미리 대비할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주제 강연에서 이낙연 위원장은 바이오헬스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코로나19 방역, 관리체계는 전 세계적으로 교과서 수준이라고 평가되고 있다”며 “진단키트, 드라이브스루형 선별검사소 등 혁신·창의적 K-방역이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사상 초유의 상황에 우리나라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던 이유는 ‘준비된 역량’ 때문이라는 게 이 위원장의 분석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40∼50년째 보건의료 분야를 육성한 결과,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세계 최고의 우수 인재들이 축적돼 풍부한 인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생활치료센터, 음압 병실 등 단계별 의료시설과 장비 등 물적 자산과 통합 건강보험시스템 등 5000만 국민의 의료데이터 등의 사회적 자산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앞서나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과의 경쟁에도 문제없을 것으로 이 위원장은 전망했다.

그는 “미국 IT 기업 애플은 현재 바이오헬스 분야에 진출을 시작한 상태며 한국의 거의 모든 신산업이 중국과 겹쳐 한국의 미래비전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미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대 기업 중 2개가 바이오헬스 기업이며 셀트리온, 녹십자 등 코로나 치료제 개발기업들이 주목받는 점도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비대면 진료, 유전자연구 실험치료, 데이터 공유와 활용 등에 대한 사회적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는 게 과제라고 이 위원장은 말했다.

이어지는 패널토론에는 김택환 경기대 특임교수를 좌장으로 장순흥 한동대 총장, 전우헌 경북도 경제부지사,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 전창록 경북도경제진흥원장 등 각계각층 전문가 패널이 참석해 코로나19 이후 대한민국과 경북·대구의 사회·경제·교육 분야 변화와 위기 대응 등 폭넓은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좌장을 맡은 김택환 교수는 “현재 코로나19 방역이 일상화되는 가운데 제2의 확산 우려가 높아지면서 경제산업이 위기를 맞았다”며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의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 제조업뿐만 아닌 미래산업인 친환경, 에너지, 의료건강 등의 분야에서 앞서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우헌 경제부지사는 “침체된 지역 경제에 숨통을 틔우기 위해 경북도는 세일페스타, 농산물·관광 그랜드 세일 등 다양한 특별 판매전을 통해 온·오프라인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며 “클린&안심 청정운동을 통해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경북지역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해 깨끗하고 안전한 힐링 경북을 만드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창균 연구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위기를 겪는 기업 경영 정상화와 민생 안정화를 통한 지역민 생존 지원이 최우선 해결과제”라며 “생존전략을 기반으로 지역이 선정한 미래산업 육성 프로젝트 실행과 핵심 인프라 사업 추진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순흥 총장은 “우리나라 인구 50%가 수도권에 집중된 만큼 산업시설 등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며 “수도권과 차별화된 규제 완화 정책을 통한 지역 발전이 필요하다. 금전적인 지원을 통한 일시적인 문제 해결이 아닌 지역이 자생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록 원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온택트’ 시대를 활용해야 한다. 과거의 ‘돌격대 정신’ 식의 일 처리는 바뀌어야 할 것”이라며 “조직이 일을 한다는 문화는 개인의 창의성에 기반하는 주체로 변환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우등생은 열등생이 된다. 조직에서 개인으로, 계획에서 대응으로, 조직 내부에서 외부로 일하는 방법을 바꿔야만 변화된 패러다임에 대응하는 경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북일보 자문 그룹인 경북포럼위원회는 코로나19 이후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의 나아갈 길과 지역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이번 포럼을 통해 경북·대구 지역민과 함께 고민하고, 정책화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포럼을 열었다.

경북포럼은 경북일보를 중심으로 지역 언론문화를 창달하고 지역민 간 유대 강화, 지방자치시대에 맞는 지역 정보 교류 등을 위해 경북지역 각계 인사들로 구성됐으며, 현재 회원은 700여 명에 이른다. 특히, 전문가 초청 강연과 세미나 등을 통해 지역민의 미래 문제와 정보에 대한 인식 제고와 지역 문제를 조사·분석해 대안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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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일, 류희진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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