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암고양이가 여신에게 빌어 아름다운 처녀로 변했다. 여신은 아름다운 처녀로 변한 암고양이의 마음도 아름답게 변했는지를 시험하기 위해 암고양이 방에 쥐를 한 마리 밀어 넣었다. 암고양이는 그 쥐를 보자마자 잡아먹었다. 이 ‘이솝우화’처럼 본래 인성이 나쁜 사람은 본성을 감추기 힘 든다. 사람이 자기 본색을 감추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사람은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우리 사회는 양심(良心)을 쓰레기 버리듯 버리고, 양심(兩心)의 본색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활개 친다. 특히 정치판이 더욱 그렇다. 양심을 저버리면 염치가 없어지고, 염치가 없어지면 얌체가 된다. 양심의 사전적 풀이는 ‘사물의 선악을 구별, 나쁜 짓을 하지 않고 바른 행동을 하려는 마음의 작용’이라고 했다. 염치는 ‘결백 정직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고 풀이 돼 있다. 자기 잘못을 부끄러워 할 줄 알고 남의 잘못을 미워할 줄 아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이 바로 양심이고 염치다.

사람과 말이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다. 어느 겨울날 손에 입김을 불고 있는 사람을 본 말이 물었다. “왜 그렇게 하느냐?” 손이 시려서 더운 입김으로 녹인다고 대답했다. 그 후 얼마 안돼 사람과 말이 같이 뜨거운 음식을 먹게 됐다. 사람은 뜨거운 음식을 숟가락에 담아 입으로 후후 불었다. 그것을 본 말이 이상하다는 듯이 “왜 그렇게 부느냐?”고 물었다. 음식을 식히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듣고 말이 소리쳤다. “나는 이제부터 당신을 만나지 않겠소. 당신은 한입으로 뜨겁게도 하고, 식히기도 하고 있소. 어찌 한입에 두 가지 일을 하는 당신을 믿겠소.” 말을 마친 말은 밖으로 뛰쳐 나가버렸다. 이 이야기 역시 ‘이솝우화’다. 양심과 염치를 버리고 한 입으로 두 말을 밥 먹듯 하는 인간의 ‘일구이언(一口二言)’의 본성을 꼬집은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사퇴 압박이 도를 넘어서 국민의 빈축을 사고 있다. 윤 총장이 전 정권을 겨냥한 적폐수사를 할 때는 환호와 박수를 보내던 여권이 자신들의 정권 의혹을 수사하자 양심과 염치도 팽개치고 일구이언을 쏟아내고 있다. 권력에 도취한 양심(兩心)의 횡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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