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주문 포장 이용 늘어

25일 포항시 북구의 한 카페 옆에 플라스틱 컵 등 사용된 일회용품들이 가득하다.
29일 오후 1시께 포항시 북구의 한 커피전문점. 이곳은 점심식사를 마친 손님들로 가득했다.

직원은 손님들이 주문한 음료를 1회용 플라스틱 컵에 담아 건넸다.

머그컵을 사용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은 시민 중 대부분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비슷한 시간대, 또 다른 카페도 사정은 비슷했다.

카페 내부에 마련된 쓰레기통은 1회용 플라스틱 컵으로 차 있었고 가게 밖에 꺼내놓은 마대자루에도 플라스틱 컵이 넘쳐났다.

카페 곳곳에는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매장 내에선 1회용 플라스틱 컵을 제공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플라스틱을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노력이 하나둘씩 물거품이 되고 있다. 다회용품 사용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환경부는 2018년 8월 1일부터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 식품접객업소 내 1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금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고, 환경부는 지난 2월 일회용품 사용규제 제외대상을 모든 지역으로 확대해 지자체별로 각각의 실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면서 식당·카페 등 식품접객소는 일시적으로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소비자들이 많은 사람이 밀집한 장소를 기피 함에 따라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점도 문제다.

자연스럽게 배달 서비스 이용 증가로 이어짐에 따라 일회용품 쓰레기 처리가 골칫거리로 남았다.

닐슨코리아가 지난 4월 발표한 ‘코로나19 임팩트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병 전후로 배달음식 이용률이 33%에서 52%로 증가했다. 주문 포장 역시 23%에서 29%로 올랐다. 반면 매장 내 취식은 44%에서 19%로 크게 줄었다. 배달음식 대부분이 플라스틱 등 일회용 포장용기에 담겨오는 것을 고려할 때 일회용품 사용량이 코로나19 확산 전과 비교해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쓰레기는 종량제봉투로 배출된 쓰레기, 재활용 가능 자원 쓰레기, 음식물류 폐기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재활용 쓰레기란 분리수거 대상 재활용가능자원에 해당되는 쓰레기로, 비닐류, 플라스틱류, 스티로폼, 종이류, 종이팩 등으로 구분된다.

이들 중 플라스틱이 총 쓰레기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증가율도 폭발적이다. 실제 수치를 보면 2013년 연간 1469.5t에서 2017년 2841.7t으로 4년 만에 2배가량 증가했다.

생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비말 감염을 우려해 불가피하게 일회용품을 사용해야 할 경우, 사용 후 분리배출을 통해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환경부는 재활용품 분리배출 가이드라인을 통해 ‘비우고, 헹구고, 분리하고, 섞지 않는’ 분리배출 4가지 핵심사항을 강조했다.

음식물로 오염된 플라스틱은 재활용되지 않고 소각되거나 매립되기 때문에 용기 안의 내용물을 깨끗이 비우고, 묻어있는 이물질을 헹궈서 배출한다.

또 라벨·뚜껑 등 다른 재질은 별도로 배출하며 종류별, 재질별로 구분해 버리는 것도 우리가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다.

이와 관련 자원순환사회연구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위생기준이 높아지면서 일회용품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증가하고, 사용 또한 늘어났다”며 “보건전문가와 환경전문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 다회용기에 대한 위생기준을 강화하고, 다회용기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편리성을 높이는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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