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설문조사…전체 직원의 82.4%가 요구

경북대병원 설문조사 결과. 경북대병원 노조.
“병원을 정비공장처럼, 직원을 기계처럼 취급하고 운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전염병 발생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데 팬데믹 쇼크에 대응할 수 있는 공공병원의 모습이 됐으면 합니다.” “병상가동률만 확인하고 빈 병상 채우기에 급급한 병원이 아니라 감염에 안전한 병원을 원합니다.” “노동자들을 더 배려하고 생각하는 가족 같은 병원장이 필요합니다.” “간호사를 병원의 부속품만도 못한 취급 그만해주세요.” 경북대병원 노조가 18~24일까지 전체 직원 367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참여한 1406명 사이에서 나온 이야기들이다. 키워드별로는 ‘공공의료’ ‘소통’ ‘인권중심’ ‘노동존중 ’ ‘노사평화’ ‘갑질 아웃’ ‘학연·지연 아웃’ ‘돈벌이병원 반대’ 등의 눈에 띄었다.

이번 설문조사의 목적은 경북대병원 이사회가 5월 29일 병원장 후보 2명을 교육부에 추천했는데, A 후보가 과연 차기 경북대병원장으로 적합한지를 묻는 일이다. ‘A 후보가 경북대병원장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97.3%가 ‘부적합하다’고 했다. 노조는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이사들 전원에게 공문을 보내 부적합 후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차기 병원장에 바란다’는 주관식 질문에는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을 지키고 국립대병원으로서 공공의료의 역할을 잘해 달라는 의견과 함께 노동 기본권 존중과 노사 화합, 부조리 없는 병원, 직원 복지 향상에 힘써 주는 병원장, 소통과 공감 등을 주문하는 답변이 많았다.

특히 경북대병원의 민주적 병원장 선출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2.4%가 직원들이 직접 뽑는 병원장 직선제 도입을 제시했고, 병원이사회에 노동자 대표가 참여해 뽑아야 한다는 의견도 15.4%나 나왔다.

경북대병원 노조는 “설문결과를 최종 임명권자인 교육부 장관에게 전달하기 위해 교육부 장관 면담요청 공문을 보냈고, 면담이 이뤄지지 않으면 교육부 앞 피켓시위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우리의 입장을 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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