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라면발전협의회 등 주민 20여명은 29일 오전 11시께 포항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 부대가 수 십년 동안 화진해수욕장을 불법 무단 점유하면서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화진해수욕장 공용화기사격군사시설을 반환하라”고 촉구했다.
포항 송라면 주민들이 바닷가에 설치된 육군 군사시설 철수·반환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송라면발전협의회 등 주민 20여명은 29일 오전 11시께 포항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 부대가 수 십년 동안 화진해수욕장을 불법 무단 점유하면서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화진해수욕장 공용화기사격군사시설을 반환하라”고 촉구했다.

포항시 북구 송라면에 위치한 화진해수욕장은 지난 1982년부터 제2작전사령부 50사단 예하 군 시설이 들어서며 38년째 민간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군이 철조망 등으로 통제하고 있는 부지는 약 14만㎡로, 공유수면 50%, 군 소유 30%, 포항시 소유 10%, 개인소유 등 10%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현재 화진해수욕장을 검색하면 나오는 피서객들이 찾는 곳은 마을번영회 등이 나서 기존 해수욕장 일부와 인근 땅을 일궈 만든 곳”이라며 “40년 가까이 군부대가 화진해수욕장을 점령해 사유재산침해와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또한 당초 목적인 사격훈련장보다 군 간부들이 휴가철에 가족과 함께 이용하는 휴양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군 부대가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시설의 경우 사격 훈련 등의 목적보다 장군별장으로 이용한다”며 “시대가 어느 땐데 장군별장을 지키기 위해 병사를 배치할 수 있느냐. 군사독재 시절도 아니고 민간에게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기존에는 ‘군 휴양지’였는데 2010년에 주민들이 군사 시설 철수를 요구하는 집회를 한 다음날 갑자기 ‘군 사격시설’로 시설 명칭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포항시 관계자는 “해당 군사 시설은 허가를 받지 않은 시설로 확인됐다”며 “지난 8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친 군 관계자와 회의에서 이 점을 충분히 전달했으며 현재 군의 답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 당국은 이 시설에서 해마다 130차례 사격훈련이 진행되는 곳으로 별장으로 사용된다는 소문은 오해라고 밝혔다.

50사단 관계자는 “2군 작전사령부 예하 유일한 합동사격장인만큼 대체 훈련장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이전은 불가하다”며 “해당 사격장은 국방시스템에 등재된 합법적인 시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무단점유 관련해서는 인지하고 있다.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라며 “민간개방 부분은 지자체와 주민 등과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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