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안정성 '일석이조'

포항제철소 후판부 직원이 제품 표면에 생긴 흠집 간의 거리를 테블릿 기기에 입력해 변형이 생긴 날판이송설비 부품을 찾아내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소장 남수희)가 최근 날판이송설비 문제를 탐지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날판이송설비는 철강재가 압연 선로를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일직선으로 이어진 설비로, 마치 무거운 바위를 옮기기 위해 밑에 원통 나무 여러 개를 깔아놓는 것처럼 수백 개의 원통형 롤(Roll)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수많은 철강재가 날판이송설비 위를 타고 이동하면서 롤 표면이 닳아 요철 모양으로 변하는 경우가 발생, 완제품 표면에 흠집이 생기기 때문에 설비를 멈추고 바로 수리해야한다.

이를 위해 포항제철소는 이상 발생으로 인한 가동중단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매주 설비상태를 점검하고 있지만 언제 또 부품에 변형이 생길지 예측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기존에는 문제 부품을 사람이 일일이 찾아다니며 확인해야 돼 문제를 찾는 데만 많은 시간이 소요돼 그만큼 생산효율도 떨어졌었다.

포항제철소 1후판공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회사에 기술 지원을 요청, 종합 설비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냈다.

새로 개발한 프로그램은 그간의 애로사항들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특히 제품 표면에 생긴 흠집 간의 거리를 입력하기만 하면 어느 부품에 문제가 있는지 작업자에게 바로 알려주는 체계를 갖췄다.

즉 프로그램 개발과정에서 날판이송설비의 롤 구경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흠집 간의 거리가 달라진다는 1후판공장 직원들의 노하우를 적용함으로써 연속되는 흠집 간 거리를 파악해 문제가 발생한 롤을 찾아내도록 한 것이다.

또한 작업자 편의를 고려해 휴대용 테블릿 기기로 어디서든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1후판공장은 이 프로그램을 적용하면서 생산성과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우선 설비진단 시간이 기존보다 약 80% 줄어 연간 수천만 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되며, 또한 사람이 직접 작업 현장에서 변형이 생긴 부품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안전성도 확보한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 개발을 이끈 김경만 1후판공장 주임(과장)은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후배직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수하고자 개발작업에 동참했다”며 “앞으로도 조업현장을 꾸준히 개선해 고객들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고품질 후판제품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포항제철소는 이 프로그램을 올해 포항과 광양제철소에 있는 다른 공장에도 확산해 개선효과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한편 남수희 소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개발한 후판부에 대해 제철소장 표창을 수여하는 등 노고를 치하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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