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공통 전염병 특성에 공기 통한 전파 사례도 나와
전문가들 "변이 땐 팬데믹 가능성…관련 연구 시급"

돼지 자료사진.경북일보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끝나기도 전에 중국 돼지로부터 팬데믹(대유행)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돼 또 다른 감염병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미국과학진흥협회 과학전문저널 사이언스매거진에 따르면 영국 노팅엄대학의 킨초우 챙 교수와 중국농업대학(CAU) 과학자들은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은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G4 EA H1N1’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바이러스는 지난 2009년 전 세계를 공포에 빠트렸던 신종플루(A/H1N1pdm09)와 유사한 종이다.

당시 전 세계에 퍼졌던 신종플루도 돼지에서 인간에게 전염된 변종 바이러스로 전해지는 가운데 중국에서 사육하는 돼지들은 약 5억 마리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연구진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10개 지방의 도축장과 동물병원의 돼지들로부터 3만 건의 검체를 채취해 179개의 돼지독감 바이러스를 분리했다.

그 결과 새로 발견된 바이러스의 대다수는 2016년부터 이미 돼지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체 기도를 구성하는 세포에서 증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주로 돼지들에게 옮겨졌지만, 사람에도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 전염병의 특성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 사육장에 근무하는 직원을 상대로 한 항체검사에서 대상자의 10.4%가 양성 반응을 보였고, 족제비의 일종인 페럿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전염성이 강해 공기를 통해 감염되는 사례도 발견됐다.

다만 연구팀은 아직 사람이 사람을 감염시켰다는 증거는 발견된 바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바이러스에 대해 인류가 면역력이 없다는 점이다.

G4 바이러스는 돼지 독감 바이러스 유전자를 갖고 있지만 핵심 유전자는 유라시아 조류독감 유전자 바이러스와 여러 포유류 변종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사람 사이에 쉽게 퍼지도록 변이돼 세계적인 대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연구팀은 “당장 문제가 되진 않겠으나, 인간을 감염시키기 위해 고도의 적응력을 보이는 모든 특징을 갖고 있는 만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돼지 사이에서 발병을 통제하고 관련 업계 근로자들을 면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조치가 신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챙 교수는 “현재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관심을 쏟고 있지만 잠재적인 위험성을 가진 새로운 바이러스를 놓쳐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임스 우드 케임브리지대학 수의학과장은 이번 연구에 대해 “우리가 끊임없이 새로운 병원균의 위험에 처해 있으며, 야생동물보다 인간과 더 가까운 가축들이 중요한 바이러스의 근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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