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사람들이 좋아하는 호남 사람 세 명이 있다. 첫째는 광주가 고향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고, 둘째는 남도 가락의 본고장인 진도가 고향인 미스트롯 우승자 송가인이다. 마지막 한 사람은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다. 정 질병관리본부장은 경북과 대구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힘든 나날을 보낼 때 매일 아침 TV에 나와 차분한 어조로 국민에게 상황을 보고하던 믿음직한 모습 때문에 영남 지역민들이 좋아한다. 송가인 역시 코로나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국민에 노래로 위로해 인기다.

세 번째로 영남인들이 좋아하는 이 전 총리는 실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영남지역에서 호감도가 높다고 한다. 영남에서의 이 같은 호응은 미덥지 못한 미래통합당의 영향이 크다. 차기 대선에서 어차피 보수 집권이 어렵다면 친문(친 문재인) 보다는 이 전 총리가 낫다는 판단에서 마음이 향한 것이다. 여기에다 이 전 총리가 영남 지역에 적잖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유효하다.

총리 시절부터 최근 경북일보 30주년을 기념해 연 ‘2020 경북포럼-코로나19 이후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 주제 강연자로 지역을 찾아 친근감 있는 어조로 강연하는 등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찾아와 지역 정치권 인사는 물론 지역민과 교감하고 있다. 박지원 전 의원이 어느 사석에서 “남북전쟁 중”이라 했듯이 광주·전남은 이낙연, 전북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로 호남 지지세가 갈리는 상황에서 영남에서는 이낙연이 아직 우세로 보인다.

경북포럼에 참석해 이 전 총리의 강연을 들은 지역의 한 인사는 “까다로운 질문을 해도 매끄럽게 잘 빠져 나간다고 해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뒤를 잇는 ‘기름장어’라더니, 귀에 쏙쏙 들어오게 강연을 참 잘 하더라”며 호감을 전했다. 이 전 총리가 민주당 내 친문으로부터 여러 견제를 받고 있고, 아직 대선전이 멀다면 먼 시점이다. 이 전 총리가 민주당의 기존 대선 전략인 ‘호남의 지지를 받는 영남 후보’에서 ‘영남의 지지를 받는 호남 후보’의 대망(大望)을 이룰 수 있을 지 두고 볼 일이다. 지난 26일 포항에서의 강연이 인상적이었다며 이 전 총리에 대한 호감을 전하는 이들이 많아서 하는 얘기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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