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폭행 한적 없다" 부인…조사 결과 따라 추후 조치키로

2일 오후 열린 경주시체육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 A씨.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의 감독이었던 경주시 트라이애슬론 감독 A씨의 직무가 정지됐다.

경주시는 2일 오후 경주시체육회에서 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트라이애슬론 감독 A씨에 대해 검찰조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감독직 직무를 정지시켰다.

또한 경주시와 시체육회는 빠른 시일내에 조사 결과에 따라 추후 조치키로 했으며, 팀닥터(운동처방사)의 선수 폭행 건은 추가조사 후 고발 조치키로 했다.

이날 열린 운영위원회에는 감독 A씨와 선수 2명 등 3명이 참석했지만, 폭행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팀닥터는 참석하지 않았다.

팀닥터는 선수단이 전지훈련 등을 할 때 임시 고용한 물리치료사로 알려졌다.

A씨는 운영위원회에서 자신이 선수를 폭행한 적은 없으며, 팀닥터의 폭력행위를 말리는 상황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운영위원회는 팀닥터가 여러 차례 선수를 폭행하는 것을 목격하고도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A씨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고 최숙현 선수가 활동한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은 경주시 직장운동경기부 소속으로 경주시체육회가 시 보조금을 받아 관리한다.

최 선수는 2017년과 2019년에 경주시청 소속으로 활동하다가 올해 1월 부산시청으로 옮겼다.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로 활동한 그는 지난 3월 “훈련 중에 가혹행위가 이어졌다”며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팀닥터, 선배 선수 2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 5월 29일 감독에게 아동복지법 위반, 강요, 사기, 폭행 혐의를, 팀닥터와 선배 선수 2명에게 폭행 혐의를 각각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부산 숙소에서 가족에게 자신을 괴롭혔던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문자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기대주로 가혹 행위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최숙현 선수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최윤희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조사단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날 “최숙현 선수 사망사고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체육 정책 주무 부처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관련 내용을 전했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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