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환자도 13%…수도권 넘어 대구·대전·광주로 번져

코로나19 선별검사.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 수가 나흘 연속 50명을 웃도는 데다 수도권을 넘어서 대구, 대전, 광주로 번지며 전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달 중 이틀은 60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도 13%를 넘어섰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일 51명, 2일 54명, 3일과 4일 각각 63명 등 나흘 연속 50명 이상으로 해외유입을 제외한 순수 지역감염으로는 1일 36명, 2일 44명, 3일 52명, 4일 36명으로 나타났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의 기준점은 50명 미만이지만 3일에는 이를 초과했고 깜깜이 환자 비율 역시 1단계 기준점인 5%를 훌쩍 넘겨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4일까지의 최근 2주간 발생한 확진자 657명 가운데 ‘감염경로 조사 중’으로 분류된 환자는 87명으로 전체의 13.2%를 차지했다.

이는 7.6명 중 1명꼴로 깜깜이 환자가 발생한 셈으로 지난 4월 6일 깜깜이 환자를 집계한 뒤 처음으로 지난달 15일 10.2%를 기록해 10%대를 넘겼고 지난달 25일 11.5%, 3일 12%, 4일 13.2%를 넘겼다.

깜깜이 환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전체적인 상황 관리에 큰 부담으로 작용 된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감염경로가 뒤늦게 확인되기도 하지만 초기에 역학조사와 방역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n차 전파’의 위험이 크다.

방역 당국은 깜깜이 환자 증가추세의 이유로 교회와 방문판매업체 등 출입인원이 많은 시설의 집단 감염과 함께 각종 소모임과 주요 확진자의 동선을 따라 곳곳에서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일에는 전국 27개 광역시도 중 9곳에서 지역 감염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대구의 연기학원에서 시작된 집단감염 여파로 지난 2일 하루 동안 10여 명의 확진자가 한꺼번에 나왔고 광주에서는 사찰에서 시작된 집단 감염이 오피스텔과 교회, 요양원 등으로 확산하면서 지난달 28일부터 4일까지 확진된 사람만 59명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 해당하는 지표는 △일일 신규확진 50명 미만(지역사회 확진 중심) △‘깜깜이 감염’(감염경로 불명) 비중 5% 미만 △방역망 내 관리 비율 80% 이상 △관리 중인 집단 발생 감소 등 4가지 지만 하루 확진자 규모를 제외한 3가지는 이미 2단계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코로나19가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정부도 최근 “거리두기 1단계에서 위험도가 가장 높은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위기국면이라고 밝히면서도 아직은 1단계 조치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경증이나 무증상 시기에도 전염력이 높은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교활한 특성 때문에 감염 규모를 줄이는 길은 오로지 거리두기 밖에 없다”며 “남은 선택지는 거리두기 수준을 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중한 시기지만 단계 상향 조정은 침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전체적인 발생과 지역감염의 규모, 감염자의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 결과를 보면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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