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적은 여행지 찾아 거리두기 준수하며 '힐링' 만끽
소풍처럼 하루 만에 가볍게 다녀오는 '캠프닉'도 인기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은 물론 외출도 제한되고 있는 가운데, 근교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캠핑이 새로운 휴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5일 오후 대구 달서구 달서별빛캠핑 캠핑장이 소풍나온 시민으로 북적이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여름에 휴가는 가고 싶고, 가자니 찝찝하고…한적한 곳에서 캠핑이 최고네요”

평소 가족들과 여행을 즐기는 직장인 염모(38)씨는 두 달쯤 전부터 시작한 캠핑에 푹 빠졌다.

텐트와 햇빛가리개 등 직접 마련한 캠핑용품을 이용해 자연 속에서 가족끼리 시간을 보낸다는 색다른 매력을 느끼면서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유명 캠핑 장소들을 찾던 그는 이제 직접 발품을 팔며 사람이 잘 찾지 않는 조용한 곳을 찾고 있다.

염씨는 “황금연휴가 있던 지난 5월 초쯤 첫 캠핑지로 부산 인근을 찾았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 너무 놀랬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각보다 어려워 다음번 캠핑부터는 일부러 방문 후기가 많지 않은 곳만 골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지역 곳곳 해변과 휴양림, 캠핑장은 인파가 북적이는 곳을 피해 휴가를 즐기려는 피서객들로 붐비고 있다.

주요 캠핑장은 물론 간이해수욕장, 공원 등 지역 곳곳에 숨어있는 피서 명소도 텐트와 캠핑카들로 가득하다.

5일 찾은 포항시 북구 용한 간이해수욕장도 주말을 즐기려는 피서객들로 넘쳐났다.

이곳에서 만난 피서객 A씨는 “포항에서 가장 큰 영일대 해수욕장의 경우 사람이 많아 간이 해수욕장 중 인기가 좋은 용한리를 찾았다”며 “굳이 바다에 들어가지 않고 친구들과 준비한 음식을 먹고 캠핑 분위기를 즐기러 왔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 등이 제한되자 캠핑 등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었다.

경기연구원이 지난 5월 전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국민여행 실태 및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 여행객의 관광활동으로는 ‘자연 및 풍경감상’(70.1%), ‘휴식·휴양’(64.7%)이 대다수를 차지,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해 자연에서 휴식·휴양을 즐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응답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일상을 벗어나는 ‘여행’보다는 일상에서 즐기는 ‘여가’ 쪽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도 심리적 치유와 면역력 증진을 위한 ‘웰니스 관광(Wellness Tourism)’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는 지난 3∼5월 캠핑용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실외 캠핑장도 ‘코로나19 안전지대’라고 볼 순 없다.

다수의 인원이 같은 화장실과 개수대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 접촉이 이뤄질 수 있고, 야외라는 생각에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하는 것도 감염 위험을 키운다.

캠핑 전문가들은 올여름에는 비교적 텐트 사이 간격이 넓은 숲속 캠핑장이나 개인 화장실과 부엌을 갖춘 글램핑장을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캠핑 초보자라면 차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차박’이나 소풍처럼 하루 만에 가볍게 다녀오는 ‘캠프닉’(캠핑+피크닉)을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정대영 경기연구원 전략정책부 연구위원은 “주요 관광지의 경우 입장객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온라인 사전 예약 시스템을 구축해 ‘2m 거리두기’가 가능한 수준에서 하루 입장객 수를 관리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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