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면서 농장 운영 김일곤 씨 묘목 600주 키워 1차 열매 수확
체험·묘목 생산 등 6차산업 연구

포항시 북구 기계면 단구리 한 농장 하우스에서 농민들이 커피나무를 손질하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연간 소비량 15만t, 국내 추정시장규모 7조원에 이르는 커피가 포항에서도 생산될 날이 멀지 않았다.

포항시 북구 기계면 내단리 들에서 600주의 커피나무가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3월 기계면 내단리 소재 561㎡(약 170평)의 비닐하우스에 커피농장을 시작한 김일곤씨(53)다.

김씨는 지난해 겨울 전남 고흥에서 커피농장을 하고 있는 친구로부터 커피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은 뒤 내단리 부추비닐하우스 1동을 빌려 3년 생 전후의 커피나무 600주를 심었다.

아열대식물인 커피나무는 겨울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는 우리나라 기후상 남해안 지역에서 재배가능성이 높지만 비닐하우스 재배를 통해 기온 상의 문제를 해결했다.

전남 고흥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커피농업이 성장하기 시작해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인 유자·석류·한라봉·마늘과 함께 유망 농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전북 완주군 대둔산 자락에도 수년전부터 커피농장이 시작돼 조금씩 시장성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커피시장은 커피주산지인 아프리카나 중남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아열대지역과는 달리 커피생산에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이용한 체험교육·관상수 묘목 판매 등 6차 산업화가 주를 이룬다.

전남 고흥에 위치한 커피사관학교가 대표적 케이스다.

폐교를 이용해 만든 커피사관학교는 농업회사법인으로, 자체 생산한 커피를 파는 카페 운영은 물론 바리스타·로스팅교육과 취미 및 창업반 교육·체험교육 및 민박 프로그램, 커피농장 컨설팅 등 커피농장을 6차산업으로 승화시켰다.

특히 커피나무는 국내 도입 초기 기후 상의 문제로 인해 실패사례도 적지 않았지만 오랜 노하우들이 쌓이면서 국내 재배기술도 점차 향상돼 실패확률도 그만큼 낮아졌다.

반면 실패 확률이 낮아지면서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커피농장에 뛰어드는 사람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김일곤씨가 포항에서는 처음으로 커피농장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3월 비닐하우스 1개 동에 3년 생 전후의 묘목 600주를 심은 결과 많은 양은 아니지만 1차 커피열매를 수확한 데 이어 새로운 꽃이 피는 등 커피농장의 꿈을 키우는 중이다.

김씨는 “커피나무는 잎·생두·원두까지 우수하고 양질의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묘목·생두·원두·커피 잎 재배 및 생산 등 다양한 시장성을 갖고 있는 데다 우리나라 커피소비량이 인구대비 세계 1위권으로 추정될 만큼 큰 소비시장을 갖추고 있어 새로운 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며 비전을 내비쳤다.

그는 특히 커피농장이 성공할 경우 그동안 부추·시금치 등과 사과 등 과수 농작물 증가에 따른 대체작물로의 계기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 시작단계지만 이미 생두를 이용한 묘목생산이 시작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좀 더 많은 연구과 노력으로 포항지역의 새로운 농업비전을 마련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또한 새콤달콤한 커피과육을 이용한 잼만들기 등 새로운 품목생산을 위한 연구에도 들어갔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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