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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걸림돌' 눈총받는 한미워킹그룹 기능 재검토해야
'남북관계 걸림돌' 눈총받는 한미워킹그룹 기능 재검토해야
  • 연합
  • 승인 2020년 07월 07일 18시 20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7월 08일 수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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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했다. 그는 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고, 조세영 1차관과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는 북핵수석대표협의를 각각 진행할 예정이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새 외교안보 진용 인사들과 회동할 가능성도 있다. 그의 방한은 지난달 17일 이 본부장의 방미에 대한 답방 형식이지만, 한반도 정세가 매우 민감한 시점에 이뤄져 눈길을 끈다. 개성 연락사무소 건물 폭파를 감행했던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 계획 유보를 계기로 관망 모드에 들어간 가운데, 당분간 현상유지를 원하는 미국과는 달리 남북관계의 복원과 교류 협력사업 추진 등 현상타파를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가 자못 결연하기 때문이다. 한미 간 입장 조율이 필요한 때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 필요성과 중재 의향을 밝힌 오는 11월 미 대선 이전의 제3차 북미정상회담 문제도 북한의 냉담한 반응과는 별개로 의견을 나눌만한 사안이다.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한 협의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

비건 부장관의 방한 기간에 진행될 일련의 한미 협의에서 당면한 핫이슈는 한미워킹그룹 관련 사안이다. 이 본부장이 한국측, 비건 부장관이 미국측 수석대표를 각각 맡고 있는 한미워킹그룹은 비핵화와 남북 협력, 대북제재 문제 등을 수시로 조율하는 실무협의체다.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과 핵 위협 없는 한반도’를 대내외에 천명하고 남북군사합의서를 체결했던 문재인-김정은 남북 정상의 평양회담이 개최되고 2개월만인 2018년 11월 20일 출범했다. 우리 측에선 외교부와 청와대, 통일부 인사들이, 미 측에선 국무부와 백악관 인사들이 주축이며, 사안별로 국방부나 재무부 인사들이 참여한다. 허심탄회한 소통을 통해 한미 간 이견을 해소하고 대북 정책에 대한 단일 대오를 구축하자는 게 본래의 취지였다. 그러나 실제 운영 과정은 달랐다. 슈퍼 매파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에서 실토한 것처럼,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은 공전시키면서 남북협력은 비핵화 협상과 연계해 결과적으로 남북관계 진전을 막고 대북 제재 이행에 집중하는 기구로 변질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비핵화와 남북관계는 ‘느슨하고 유연한 연계’로 바꿀 필요가 있다.

얼마 전 ‘북남관계의 총파탄’을 경고하며 북한이 일련의 대남 강경조치들을 취한 것도 한미워킹그룹 문제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2018년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선언 및 군사합의서에서 약속했던 주요 합의사항을 남한 정부가 미국을 지나치게 의식해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게 북한의 불만이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달 17일 담화에서 “북남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상전이 강박하는 ‘한미실무그룹’이라는 것을 덥석 받아 물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을 정도다. 평양선언에서 우선 추진사업으로 명시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은 물론이고, 사소한 남북협력 사업들까지 미국이 일일이 ‘딴지’를 걸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자산 점검 차원의 방북도, 인도적 차원의 타미플루 지원도 운반용 트럭이 제재에 저촉될 수 있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공동조사도 미국과 제재 문제를 협의하느라 지연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월 정부가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고 북한 개별관광을 추진하려 하자,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가 “한미워킹그룹서 다루는 게 낫다”며 견제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미워킹그룹의 즉각 해체를 주장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남북 교류협력 사업과 관련해 대북 제재 면제 문제를 효율적으로 다루고자 출범시킨 협의체지만, 실제론 남북관계 개선에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정부와 여당 내에서는 해체까지는 아니어도, 차제에 한미워킹그룹의 정체성을 재검토하고 최소한 기능 조정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지명자가 “한미워킹그룹에서 어떤 일을 했었는지 리뷰해보고 제 소신을 바탕으로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한 것도 그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한미워킹그룹이 겉모양만 ‘수평적 협의체’이지 실제 운영 과정에선 ‘수직적 채널’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미국에 묻고자 한다. 한미동맹의 미래는 어떠해야 하는지 말이다. ‘한미동맹은 진화해야 하며, 한국민은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받고자 한다’는 취지의 조세영 1차관의 발언을 미국은 진지하게 경청했으면 한다. 70년 한미동맹을 뭣보다 소중히 여기고 한 차원 높은 발전을 희망하는 한국민의 속마음을 대변하고 있어서다. 한국의 자율성을 북돋는 ‘열린 동맹’을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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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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