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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부장관의 '남북협력 노력 지지' 발언, 실천으로 이어지길
비건 부장관의 '남북협력 노력 지지' 발언, 실천으로 이어지길
  • 연합
  • 승인 2020년 07월 08일 17시 24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7월 09일 목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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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면서 남북협력 노력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8일 한국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균형 잡힌 합의를 이루기 위해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권한이 있는 카운터파트를 임명하면 북한은 우리가 대화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할 것”이라는 언급이다. 북한이 호응하면 언제든 대화를 시작할 수 있고 미국이 이전보다 유연하게 협상하겠다는 얘기다. 좀 더 구체성을 드러내며 적극성을 보인 것이다. 북한이 부인하긴 하지만, 11월 미국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조속한 시일 안에 대화 물꼬를 틀 수 있는 방도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는 이 본부장의 말에서도 어떻게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려는 고심이 내비친다. 북미대화 교착 장기화에 북한의 어깃장이 더해져 답답함을 면치 못하는 불통 국면에서 한미의 대화 의지 재확인은 시의적절하다.

비건의 발언을 보면 근거가 명확지 않은 이런저런 관측을 경계하며 공식적으로 협상 재개 의지를 밝힌 측면도 있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미국 조야 일각에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을 내어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며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비건 부장관은 미국이 북한에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고 자신은 최 제1부상과 볼턴으로부터 지시를 받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창의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부정적인 것과 불가능한 것에 집중한다”며 최 제1부상과 볼턴 전 보좌관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각기 정상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들끼리 새롭게 머리를 맞대고 제대로 이야기해보자는 제안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한 TV 방송 인터뷰에서 “도움이 된다면”을 전제로 3차 북미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북미가 어떤 식으로든 다시 소통 기회를 갖는다면 그 의미는 작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유엔 경제 제재와 코로나19 사태로 상당한 어려움에 부닥쳤다고 한다. 북한 입장에선 남한과 미국을 상대로 한 압박을 할 만큼 한 것 아닌가. 이젠 대화의 장으로 나와 출구를 모색해야 할 때다.

비건 부장관의 발언 중 미국이 남북협력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대목도 눈에 들어온다. 그는 “한국 정부가 북한과 남북협력 목표를 추진하는 데 있어 한국 정부를 완전히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 조율 실무협의체인 한미워킹그룹이 남북관계 진전에 걸림돌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의례적인 발언인지, 관련 비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응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그가 대북 협상에서 강조한 ‘유연성’이 남북 관계를 대하는 미국의 태도에도 발휘된다면 남북관계 개선을 어렵게 하는 주요 걸림돌이 치워질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정부가 한반도 정책에서 유지해온 기존 관성에서 벗어나 보다 탄력적이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 의지를 확인시켜야 할 때다.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 활동을 각별히 주목하는 이유다. 그는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대화에선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서 상호 수용 가능한 결과를 도출하자는데 공감했다고 한다. 애초에 비상식적으로 과도한 증액 카드를 내민 뒤 선심 쓰듯 감액하는 미국의 태도는 더는 없어야 한다. 한미 현안에 관한 비건 부장관의 발언들이 외교적 수사에 그치지 말고 실천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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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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