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
A씨는 지난 2월 3일 오후 5시 30분께 자신의 빌라에서 B씨(64)와 술을 먹던 중 작은방에 보관 중이던 야구방망이로 B씨의 머리를 수차례 내려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B씨는 11일 뒤 외상성 중증 뇌출혈로 숨졌다.
재판에서 A씨는 범죄사실에 대한 기억이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제 3자의 범행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가 피가 묻은 야구방망이가 놓은 거실에서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바닥에 쓰려져 있었고, A씨가 피해자를 향해 욕을 하고 있었다는 A씨 아내의 진술과 더불어 야구방망이의 손잡이에서 A씨와 B씨의 DNA가 혼합돼 검출된 데다 A씨 얼굴과 옷에 피해자의 혈흔이 묻어 있는 점 등을 재판부는 유죄의 근거로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술을 마시다 다툼이 생겨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제 3자의 범행 가능성도 극히 적은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 행위의 결과가 매우 중하고 죄질도 나쁘지만, 술을 마시다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과 76세의 고령에다 사회적 유대관계가 비교적 분명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