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조사 중간 결과 발표…"대표성 확보부족…한계성 있어"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형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3055명 중 단 1명만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당국은 “대표성 확보가 부족하고 한계성이 분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4월 21일부터 6월 19일 사이 수집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관련 혈청 1차분에 대해 항체 형성 여부를 조사하는 국내 코로나19 ‘항체가’(抗體價) 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1차분 조사대상 1555명 모두에게서 항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 연구 사업을 통해 구로, 양천, 관악, 금천, 영등포구 등 서울 서남권 5개구 거주자 가운데 특정 의료기관을 찾았던 환자 1500명 중에서는 단 1명에게만 항체가 발견됐다.

방대본이 직접 진행한 검체 1555건을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 45.1%(701건), 여성 54.9%(854건)으로 여성이 더 많았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21.4%(333건)로 가장 많았고, 경기 17.9%(278건), 부산 9.7%(151건) 등이다. 경북은 70건이며 대구는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연령별로 나누면 60대 18.3%(284건), 50대 16.1%(250건), 40대 15.0%(233건) 등으로 이어졌다.

항체가 검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체내에 항체가 형성된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보통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걸린 뒤에는 몸속에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형성되는데, 항체가 검사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지나간 환자를 포함해 전체 환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전문가 회의를 개최해 이를 검토한 결과, 집단발생 지역인 대구 등 일부 지역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대표성 확보는 부족하다”며 “이번 결과로 전체 감염 규모를 추계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우리 국민의 항체 보유율은 비교적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사회에서 자발적으로 검사하고 신속하게 확진을 받고, 국민들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코로나19 방역에 노력한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과 일본 등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검사를 통해 코로나19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국민의 5%, 영국 런던은 17%, 스웨덴 스톡홀름은 7.3%, 일본 도쿄 0.1% 정도가 항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 부본부장은 “7월부터는 대구·경북 등 일반인 3300건 등 성별, 연령별, 지역별 대상자를 확대해 항체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더 상세한 집단면역 정도, 무증상 감염 규모를 파악해 방역 대책을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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