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잃어버린 감성 채워줄 사랑에 대한 기록

philos sophia.
“꿈과 착각, 나는 그 두 가지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무분별한 꿈을 꾸고, 그 값을 당신에게 요구하는 짓거리를 사랑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 풀 한 포기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내가 어째서 당신을 진실로 사랑할 수 있을 거라, 그리도 쉽게 믿어버렸을까요.”

신간 ‘Philos Sophia(필로스 소피아·최효종 지음)’는 아날로그를 점점 잊어가는 우리의 잃어버린 감성을 채워줄 사랑에 대한 기록이다.

누군가의 연애편지를 우연히 주운 것처럼, 알 수 없던 그 사람의 속마음을 들여다본 것처럼, 설명할 수 없는 내 마음을 누군가가 써내려간 것처럼…. 다른 시간에 있는 사람에게서 편지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사랑한다는 건 무수히 많은 색채를 가지고 있어 모두에게 다른 ‘사랑’으로 읽힐 테지만 그럼에도 모두의 사랑은 결국 같은 표정이듯, 우리는 종종 타인의 기록 속에서 ‘나’의 사랑을 읽곤 한다.

‘Philos Sophia’는 당신이 잊어버린 순수와 사랑을 선물한다. 내가 뜨겁게 사랑했던 지나친 누군가를, 혹은 나를 뜨겁게 사랑했던 지나간 누군가를 떠올리며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데려온다.

이 책은 누군가를 마음 가득히 사랑했던 당신에게 보내는 글이자 때론 당신을 마음 가득히 사랑했던 누군가가 보내는 글이다.

다 하지 못했던 진심, 차마 말할 수 없던 순간의 마음, 아득해진 첫사랑의 기억이라든지 들을 수 없었던 누군가의 변명, 다음 사랑에 대한 찬란한 다짐마저도 마주하게 한다.

저자 최효종은 “제 글이 독자들에게 어떤 위로를 줄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스스로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을 아주 조그마한 용기라도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보름달데이, 204쪽, 12,000원.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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