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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라디오나 휴대전화로 음악을 들을 때
[기고] 라디오나 휴대전화로 음악을 들을 때
  • 배연일·前 포항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시인
  • 승인 2020년 07월 12일 16시 13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7월 13일 월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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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연일·前 포항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시인
배연일·前 포항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시인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의 삶과 생활 전반에 걸쳐 작지 않은 충격과 함께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그 예가 될 것이다. 또한, 등산이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부쩍 늘어난 것도 코로나가 몰고 온 새로운 모습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여러 사람이 찾는 공원이나 둘레 길, 또는 산행지에 가보면 라디오나 휴대전화의 음악(또는 방송)을 크게 틀어놓고 다니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물론 이런 사람의 대부분은 노년층의 남성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성이나 젊은이 가운데는 그런 이가 없다는 건 아니다.

여하튼 이렇게 음량을 높여 음악(또는 방송)을 듣는 사람은 그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또는 자기가 좋아하거나 듣고 싶은 음악(또는 방송)을 듣는다고 생각하기에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하다. 그뿐만 아니라 휴대전화나 라디오의 음량을 높여서 듣는 게 남에게 폐가 될 수 있음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하긴 이 글을 읽는 사람 가운데도 ‘공공장소라 할지라도 산책이나 운동을 하면서 라디오나 휴대전화로 자기가 듣고 싶은 음악(또는 방송)을 듣는 게 뭐 어때서 그래?’라고 하는 이가 분명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며 걷고 싶은 사람이나 햇볕, 꽃, 나뭇잎 등을 바라보며 걷고 싶은 사람에게 라디오나 휴대전화의 음악(또는 방송)은 소음이 될 수 있다. 아니 심지어 어떤 이에겐 그것이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공공장소(그게 공원이든 둘레 길이든 산이든)에서는 꼭 이어폰으로 음악(또는 방송)을 듣는 것이 성숙한 시민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이어폰으로 듣는다면 남에게 아무런 폐가 되지 않을 테니 말이다.

한데 문제는 공공장소에서 남의 기분 따위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라디오나 휴대전화로 음악(또는 방송)을 들으며 다니는 사람의 대부분은 이것이 남에게 폐가 된다는 걸 대체로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나는 전국의 지자체에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즉 ‘공공장소에서 음악을 켜고 다니면 남에게 폐가 되니 음악이나 방송은 꼭 이어폰으로 들읍시다’라는 현수막을 걸었으면 하는 것이다. 전국 어느 공원에 가도 ‘반려견과 산책할 때는 목줄을 꼭 챙기세요’라는 현수막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물론 나의 이 제안을 지자체에서 과연 얼마나 공감하고 실행에 옮길지는 의문이다. 또 현수막을 설치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그 효과가 나타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현수막을 건다면 이를 본 사람 중에는 ‘아, 그렇구나!’하고 깨닫게 되는 사람이 생길 것이다. 그러면 공공장소에서 이어폰 없이 라디오나 휴대전화로 음악(또는 방송)을 듣는 사람의 수도 서서히 줄어들 것이라고 필자는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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