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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제2의 영일만 기적이 다가온다
[데스크 칼럼] 제2의 영일만 기적이 다가온다
  • 곽성일 편집부국장
  • 승인 2020년 07월 12일 16시 13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7월 13일 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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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일 편집부국장
곽성일 편집부국장

청포도가 익어가는 7월, 영일만에 내리는 햇살은 눈 부시다. 귀중한 손님을 기다리듯, 영일만을 가득 채운 은빛 바다가 빛나고 있다.

쏟아지는 햇살은 바다에서 춤추고, 하얀 파도는 끊임없이 포구로 밀려든다. 광야(曠野)에서 초인(超人)을 기다리듯, 영일만은 흰 돛단배 타고 올 귀인(貴人)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영일만 7월 햇살은 이육사(李陸史)의 청포도를 영글게 한다. 강렬한 햇살은 영롱한 청포도에 알알이 박혀 부서지고, 마침내 부챗살처럼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칼의 노래’ 김훈 작가는 햇살이 자전거 바퀴살에 부딪혀 부서지는 영일만에서 ‘단독자’(單獨者)가 됐다. 작가는 절대 진리와 나 홀로 마주한 ‘단독자’가 된 것이다.

영일만은 작가에게 아득한 과거와 다가올 미래가 찰나의 절대적 공간임을 깨닫게 했다. 영원함이 찰나의 시간임을 인식하는 ‘깨달음의 찰나’를 경험했다.

영일만은 몇 해 전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지진이 지축을 흔들었다. 순식간에 영일만은 황폐한 지진의 언덕이 됐다. 지진에 놀란 가슴은 목놓아 초인을 부를 기력조차 없었다.

그날의 불안이 마음의 여진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 이제 영일만은 지진의 언덕을 희망의 언덕으로 만들 채비를 하고 있다. 지진의 도시라는 주홍글씨가 귀인의 방문으로 인간들의 뇌리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됐다.

절망 속에서 귀인이 희망의 흰 돛단배를 타고 영일만으로 오듯, 지진과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영일만의 포항에 희망의 노래가 들려오고 있다.

포항 영일만은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이끈 영일만의 기적 발상지이다. 이제 제2의 영일만 기적이 꿈틀대고 있다.

영일만 푸른 바다 물결을 가로지르는 영일만횡단대교 건설은 포항뿐만 아니라 경북의 숙원사업이다.

영일만횡단대교는 울산에서 포항으로 이어진 고속도로를 지금 건설 중인 포항에서 영덕으로 동해안을 잇는 고속도로와 연결하는 해상 교량이다. 몇 년 전부터 정부에 건의했으나 성사되지 못해 답보 상태였다.

지난달 26일 포항에서 열린 2020 경북포럼에 초청돼 주제강연을 한 이낙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은 최근 한국기업이 수주한 아프리카 탄자니아 수도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의 해상교량과 같이 영일만횡단 대교도 효율적인 교통 흐름을 위해 건설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지역 인사들의 숙원사업 해결에 대한 열정에 공감을 했다.

국무총리를 역임하고 차기 대권 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위원장이 영일만횡단 대교 건설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은 지역민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총리 시절 지진 발생 이후 3차례나 포항을 찾을 만큼 지역과 인연이 있는 이낙연 위원장은 코로나 이후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은 바이오 활성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포항이 보유하고 있는 포스텍과 방사광가속기 등 우수한 최첨단 바이오 연구시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해 지역 숙원사업인 연구중심 의과대학·병원 유치 가능성도 희망에 차게 됐다.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이끈 포스코도 철강산업 재도약 기술개발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최종 통과로 1354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게 되는 쾌거를 이뤘다.

영일만에 기업도 몰려오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분양률 제로에 가까웠던 블루벨리 국가산업단지에 포스코케미칼이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 공장을 착공하는 등 2차전지 소재 기업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인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도 3000억 원 투자를 약속한 한미사이언스를 비롯한 바이오앱 등 바이오, 의료 관련 4개 업체와 경상북도 환동해본부 지식산업센터 등 4개 공공기관이 입주를 약속했다. 영일만항 배후 영일만산업단지에는 에코프로BM·GEM의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공장이 들어선 데 이어 올해는 수천억 원을 투자해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포항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에서 1000억 원 투자를 결정하며 2차전지 재활용 사업에 진출하고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빅5 기업도 함께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민선 7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포항에는 지금까지 23개 기업에서 3조1716억 원의 투자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 선도 인력을 양성하는 포스텍 AI대학원 개설도 제2 영일만기적을 구체화하고 있다.

영일만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와 포스텍과 방사광가속기를 품은 지곡 벤처벨리, 그 좌우에 좌청룡(左靑龍) 영일만항과 영일만산업단지, 우백호(右白虎) 포스코와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제2의 영일만 기적이 용솟음치며 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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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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