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박원순 씨 장례를 오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글이 이틀 만에 참여 인원 50만 명을 넘어섰다.

3선으로 유례없는 최장기 서울시장이었지만 ‘성추행’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탓에 서울시의 장례 절차에 대한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0일 숨진 채 발견된 박 시장의 사망 후 장례가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지고 서울광장에 분향소까지 설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지난 11일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광장에서 박 시장의 분향소를 설치, 13일 오후 10시까지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박 시장의 장례가 서울특별시장(葬), 오일장에 분향소까지 설치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대규모 장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전날(11일) 자신의 SNS)에 “고인의 죽음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지만, 별도의 조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공무상 사망이 아닌데도 서울특별시 오일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서울특별시 장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 자체가 피해자(고소인)에 대한 2차 가해”라며 “(성추행) 의혹에 대한 명확한 진실 규명이 안 된 상태에서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른다면 피해자가 느낄 압박감과 중압감은 누가 보상하나”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장례절차를 서울특별시 장으로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서울시는 “내부 논의를 거쳐 국가장법 및 사회장 절차 등을 참고해 결정했다”며 “구체적인 절차를 규정한 서울시 조례나 규칙이 없어 정부의 의전 절차를 참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포상, 각종 행사, 이·취임식 등 의전절차를 담은 정부의전편람은 ‘국가장 외에 공식적인 장례절차로는 정부장·국회장 같은 기관장이 있다’고 규정한다.

‘박원순 시장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백낙청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서정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참여하기로 했다.

발인은 13일 오전 7시 30분에 시작되고 1시간 뒤인 8시 30분 시청에서 영결식이 거행된다. 이후 운구 차량이 오전 9시 30분 서울추모공원으로 출발해 화장 절차가 이뤄진다. 서울광장에서 진행 중인 분향소는 13일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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