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서 취업준비를 하는 A(26·여) 씨는 요즘 부쩍 걱정거리가 많아졌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은행권 취업을 목표로 계속 준비를 해 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즈증(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시험이 취소되거나 잠정 연기됐기 때문이다.
A 씨는 “이러다가 올해 취업을 못 할까 걱정돼 은행권 취업 준비와 함께 지역의 일반 기업 취업도 준비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취업이 늦으면서 부모님께 눈치도 보이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지 생각조차 못 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B(26·남) 씨는 취업 길이 막혀 걱정거리도 쌓이는 데다 부모님과의 갈등까지 겪고 있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B 씨는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가게 매출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인건비 감소 차원에서 아르바이트생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사장님의 통보를 들었다”고 말했다.
B 씨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국가장학재단에서 생활비 대출을 받았지만 취업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부담만 늘어갈 뿐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취업준비보다 가게에 나와서 일을 돕는 게 어떠냐”는 부모님과의 갈등도 진행 중이다.
B 씨는 “당장 졸업이 코앞인데 막연한 불안감과 우울감이 있다”며 “끝없는 터널을 걷는 듯 암울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엉망이 된 취업계획과 더불어 부모님과의 갈등, 생활비 문제 등으로 인한 우울증이 취준생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취업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판”이라고 했다.
코로나 19사태를 계기로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한 영주의 C(29·남) 씨는 “코로나 이전의 세상은 이제 없을 것 같다”며 누구 밑에서가 아니라도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하는 게 옳은 선택일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한편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올 상반기 구직활동을 했던 대졸 신입 구직자 21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취업준비생 중 27%만 ‘최종입사 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답해 지난해 상반기 37.7%에 비해 10.7%p 줄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