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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증여 우회로' 차단·세입자 보호 보완책 시급하다
다주택자 '증여 우회로' 차단·세입자 보호 보완책 시급하다
  • 연합
  • 승인 2020년 07월 13일 17시 37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7월 14일 화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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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들이 7·10 부동산 대책의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집을 파는 대신 배우자나 자녀 등에게 집을 물려주는 우회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가 보완책 검토에 나섰다. 증여를 받을 때 내는 증여 취득세율을 현행 3.5%에서 최대 12%까지 올리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7·10 부동산 대책에서 다주택자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아 ‘집을 사서 보유하고 매각하는’ 모든 단계에서 핵폭탄급으로 불릴 정도로 무거운 세금을 부과했다. 주택거래의 입구에서 출구까지를 꽁꽁 틀어막고 내년 종합부동산세 부과 시점인 6월 1일까지 팔지 않으면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세금을 안기겠다고 했다. 1년 가까운 시간을 주며 그 기간에는 반드시 처분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것이다. 그런데도 시장 일각에서 증여나 전세를 끼고 집을 증여하는 ‘부담부 증여’ 가능성이 세금 회피 우회로로 떠오르자 다시 칼을 뺀 것이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회피수단으로 거론된 증여를 틀어막겠다고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7·10 대책의 핵심은 세금 감당이 어려워질 다주택자들에게 가진 집을 내놓으라는 것인데 보유 주택을 증여로 돌리면 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서다. 주택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 기대했던 집값 안정도 허사로 돌아갈 수 있다. 앞으로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 아무도 모른다. 불확실한 집값을 우려해 집을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증여 등으로 매물이 잠겨버린다면 초과수요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집값이 불안해질 수 있다. 이런 ‘매물 잠김’ 현상을 적극적으로 해소하지 않고는 정책 효과가 살아나지 않으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매물 잠김을 유발하는 우회로를 차단하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우회로 차단 수단으로 증여세율 상향이 아닌 증여 취득세를 손보기로 한 것은 증여세는 현행 체계상 금융자산이든 부동산이든 구간별로 동일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부동산만 별도로 세율을 높이기 어려워서라고 한다.

정부와 여당은 다주택자가 집을 내놓는 대신 증여하는 우회로를 차단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7·10 대책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필요하다면 보완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전·월세 신고제와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담은 임대차 3법도 예정대로 이달 안에 처리될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 입법화 과정이 늦어지면 당장 임차계약 갱신을 앞둔 세입자들이 덤터기를 쓸 수 있다. 임대차 3법의 국회 통과를 기정사실로 알고 있는 집 주인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의식해 전·월세 가격을 올리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임대차 관련 법안들이 여당 의원입법 형태로 여러 개 올라와 있지만 새로 계약하는 신규 계약자부터 적용할지, 기존 세입자가 계약을 갱신할 때부터 적용할지 등을 놓고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 같다. 불필요한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당정 협의를 통해 확실히 입장을 정하고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지 않고 증여로 돌리는 것을 막는 것만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서울의 경우 가구 분화가 가속하면서 가구 수가 늘어나 근년에는 주택보급률이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근본적으로 주택 수가 늘어나야 한다. 시장에 나오는 매물도 중요하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주택 자체를 늘리지 않으면 집값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음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당장의 시장 불안을 해소하는 것 못지않게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공급 방안을 내놓고 일관성 있게 실행하길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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