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운동부 운동처방사로 활동했던 안 모(45)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팀에서 ‘팀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안주현(45)씨가 고 최숙현 선수 등을 때린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강경호 대구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13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안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다소 마른 체격에 검은색 점퍼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안씨는 “유족에 죄송하고,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경북 경산의 한 내과의원에서 물리치료사 보조직원으로 일한 경험이 전부인 안씨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에서 의사 면허나 물리치사 자격증 없이 선수들에게 의료행위를 하고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감독과 선배들의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는 지난 5일 경북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지난해 뉴질랜드 전지훈련 기간에 심리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130만 원을 받아간 팀닥터가 의사면허가 있는지도 들여다봐 달라고 요청했지만, 경주경찰서는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또 2015~2016년 뉴질랜드 합숙훈련 당시 최 선수를 비롯한 8명의 선수로부터 80만 원씩을 받아간 데 이어 2017년 뉴질랜드 전지훈련에 참가한 선수 8명으로부터 물리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100만 원씩 챙겼다는 주장도 보탰다. 안주현씨는 최 선수를 비롯해 여러 선수들을 때리는 등 가혹 행위를 하고, 일부 여자 선수를 상대로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13일 오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운동부 운동처방사로 활동했던 안 모(45)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0일 대구 북구의 원룸에서 안씨를 체포했고, 12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17년과 2019년에 경주시청 소속 철인3종경기 선수로 활동한 최 선수는 지난 2월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미성년자 시절이던 2016년과 2019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때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팀닥터, 선배 선수 2명을 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경주경찰서는 5월 29일 감독에게 아동복지법 위반, 강요, 사기, 폭행 혐의를, 팀닥터와 선배 선수 2명에게 폭행 혐의를 각각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대구지검 경주지청은 5월 31일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주소지 관할인 대구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했다.

경주시체육회는 다른 선수들 진술을 바탕으로 성추행과 폭행 혐의로 지난 8일 검찰에 안씨를 추가 고발하고, 경주시청 소속 트라이애슬론 선수 2명도 폭행 등 혐의로 9일 검찰에 추가 고소한 상태다.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3일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 감독과 안씨 등의 위법행위를 전반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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