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연구결과 발표

중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게서 일어나는 과잉 염증반응의 원인이 밝혀졌다.

신의철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정인경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서울아산병원 김성한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최준용·안진영 교수, 충북대병원 정혜원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과잉 염증 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이 기존에 항바이러스 작용을 한다고 알려졌던 ‘인터페론’이라는 면역 반응 때문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과잉 염증반응은 흔히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고도 불린다.

이는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몸속에서 과다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이다.

원래 사이토카인은 항바이러스 효과를 내는 몸에 이로운 면역 작용이지만, 이 작용이 과다해져 체내에 급격하고도 심각한 염증을 많이 유발하게 되고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의료계에선 사이토카인 폭풍 때문에 중증 코로나19가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발생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무증상 및 중증, 경증 코로나19 환자 11명과 정상인 4명, 인플루엔자 환자 5명에게 혈액을 얻은 뒤 각각 수천 개씩의 면역세포를 분리하고 이들의 특징을 ‘단일세포 유전자 발현 분석’이라는 최신 연구기법을 통해 특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인터페론’이라는 물질이 유독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서 강하게 발현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의료계에서 인터페론은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이른바 ‘착한 물질’로 알려져 있었지만 코로나19 환자에게선 과도한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인터페론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코로나19 치료 방법을 고려할 수 있는 분석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과잉 염증반응 악화를 위해 현재 스테로이드제 같은 비특이적 항염증 약물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연구성과를 계기로 인터페론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방법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며 “현재 세포를 이용해 후보약물을 검색하고 발견하는 방법을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와 신 교수는 “코로나19 환자의 면역세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상세히 연구해 향후 치료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도록 환자 맞춤 항염증 약물 사용에 관한 연구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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