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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최저임금 소폭 인상…고용유지 위해 수용하길
코로나로 최저임금 소폭 인상…고용유지 위해 수용하길
  • 연합
  • 승인 2020년 07월 14일 16시 53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7월 15일 수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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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적용할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8천590원)에서 1.5%(130원) 오른 8천720원으로 결정됐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정부가 추천한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안으로 표결을 통해 찬성 9명, 반대 7명으로 의결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27명으로 구성되지만, 표결에는 사용자위원 7명과 공익위원 9명만 참여했다. 민주노총 몫 근로자위원 4명은 처음부터 회의에 불참했고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과 사용자위원 2명은 공익위원 안에 반발해 퇴장해서다. 결과적으로 2021년 최저임금은 노사 양측의 위원들이 모두 반대한 가운데 공익위원들이 결정한 셈이다. 노사가 모여 서로 수정안을 내며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지만 이번에도 합의나 전원 표결을 통한 결정에 이르지 못해 아쉽다.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임위의 의사결정 구조 변화의 필요성이 새삼 느껴지는 이유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 인상 폭이 가장 낮았던 때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2.7%) 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우선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이번 결정 과정에서는 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에 심각한 위기를 몰고 온 코로나19 사태라는 동일한 핵심변수를 바라보는 노사 양측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노동계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타격을 받는 쪽이 저임금 근로자라는 점을 부각하며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주장했고, 경영계는 기업이나 사업자가 견뎌낼 수 있어야 고용도 유지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런 이유로 양측이 최초로 제시했던 요구안이 각각 16.4% 인상과 2.1% 삭감이다. 양측은 수정안을 제시하며 협상을 이어갔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는 못했다. 결국 공을 넘겨받은 공익위원들은 최저임금 적용 대상이 고용 취약계층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고용통계 등에 주목하며 최저임금의 인상보다는 인상 폭을 낮춰 고용을 유지하는 쪽에 방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2018년 고용지표 악화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탓이라는 주장은 물론 부풀려진 측면도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이의 적용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감원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에는 전문가들도 동의한다.

내년 최저임금이 노사합의에 따라 결정되지 못한 아쉬움은 크다. 그래서 노사 어느 쪽도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미 결정되고 되돌릴 수 없다면 거센 반발로 사회적 갈등을 키우는 일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노사 양쪽이 결정된 최저임금 안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유 있다고 인정되면 최임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재심의가 한 번도 없었다는 점도 새길 필요가 있다. 근로자위원이나 사용자위원들이 끝까지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이해가 갈리는 수백만의 최저임금 적용 저임금 노동자와 최저임금을 비용으로 감당해야 하는 수많은 사업장이 버티고 있다는 무게감일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결론이 났으니 받아들이고 노사가 합심해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면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길 바란다.

최저임금은 노사 양측에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복잡하면서도 비합리적인 결정구조는 개선해야 한다. 최임위의 구성을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해 결정구조를 단순화하려는 정부 방침이 나오기도 했지만, 국회 처리가 불발된 상황이다. 이참에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등 거시 지표에 필요불가결한 핵심 요소 몇 가지를 조합하는 단순화된 최저임금 결정 모델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길 권한다. 물론 익년 최저임금 도출에 전년 지표를 사용하는 모순은 있겠지만 보완 방법을 찾고 최저임금 결정 시기를 조정하는 노력을 기울이면 못할 것도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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