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영 한전 경북본부 에너지효율부 대리

“전기 아껴 씁시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전기를 아껴 써야 했을까?

전기는 생산과 동시에 소비되는 에너지 특성상 낭비를 하게 되면 수요가 과다하게 예측되어 생산량이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전기가 낭비된다면 계속해서 발전소가 가동되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가 환경오염을 가속화 시켜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를 유발해왔다.

이러한 전기를 굳이 아껴 쓰지 않아도 아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에너지 효율 향상’을 통해서이다. ‘에너지 효율 향상’이란 기존의 전기기기를 고효율 기기로 교체함으로써 말 그대로 사용되는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효율 향상은 경제적·환경적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에너지 절감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키면서도 경제발전에 지장이 없고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감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세계 에너지 수요전망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는 효율 향상이 40%, 재생에너지가 35%를 차지한다. 한국전기연구원의 한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전력소비의 약 45%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동기의 효율을 3%만 높여도 1GW급 원전 108기를 짓지 않아도 되고, 그 가치를 환산하면 약 34조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과 독일 등 외국의 여러나라들이 EERS라고 불리는 에너지 효율 향상 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유이다.

에너지 효율 향상 제도(EERS)란 에너지 공급자가 효율 향상 사업을 통해 정부가 부여한 판매전력량의 일정 비율만큼을 의무적으로 절감해야 하는 제도이다. 에너지 절감 책임을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에게 부여하여 체계적인 에너지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한전에서도 효율 향상사업을 진행하며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고효율 LED, 고효율 변압기, 프리미엄 전동기, 복지시설 고효율 냉난방기 지원사업 등 총 11가지의 기기를 보급 지원하고 있다. LED 지원사업의 경우, 기존의 소비전력이 높은 형광등을 소비전력이 낮은 1등급·고효율 LED로 교체 시 절감되는 전력을 기준으로 지원금을 지급하여 구입 비용의 일정 부분을 보전하여 주고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소비자인 고객은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고, 공급자인 한전의 입장에서는 에너지 절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지속 가능한 발전과 미래를 그리며 에너지전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기존의 석탄 화력발전을 LNG 복합화력발전으로 대체하고,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지속해서 보급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지닌 절감수단은 효율 향상이다. 미래 제1의 에너지원이라고도 불리는 효율 향상에 우리 모두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면, 효율은 높이고 환경은 지키면서 우리의 미래를 조금 더 푸르게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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