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동산병원이 만해대상 수상 기관으로 선정됐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원장 서영성·56)은 대구에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병원을 자발적으로 코로나 환자 전용 치료시설로 전환했다. 민간병원으로는 유일하게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1000여 명이 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120일이 넘도록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싸웠다. 전국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은 “이곳이 성지(聖地)”라며 구슬땀을 쏟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봉사활동을 펼친 곳도 대구동산병원이다.

동산병원에서는 지난 2월 21일부터 6월 30일까지 모두 1047명의 코로나 환자가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 중 958명이 완치돼 퇴원했고 22명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동산병원은 대구지역 코로나 환자의 13%, 국내 환자의 9%를 감당했다. 전국 어느 병원에서도 이렇게 많은 환자를 치료한 곳은 없다. 서 원장은 “우리 의료진들은 ‘못 한다’가 아니라 ‘해야 한다. 안 하면 안 된다’며 대구의 노아의 방주가 돼야 한다는 결의로 코로나 퇴치에 앞장섰다”고 소회를 밝혔다.

대구동산병원이 이렇게 합심할 수 있었던 것은 모병원인 동산의료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산의료원은 1899년 선교사들이 설립한 대구 제중원이 전신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민족의 아픈 민중을 치료하는 종합병원으로, 6·25 한국전쟁 때는 고아들을 돌보는 야전병원으로 역할을 다했다.

K-방역이 전 세계적으로 우수하다는 평을 받는 배경에는 대구동산병원 의료인들처럼 감염의 공포 속에서도 사명감을 갖고 헌신한 보건의료인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구동산병원은 지난달 15일부터 외래환자를 받기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병원 자체의 생존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일반 환자들이 감염을 우려해 대구동산병원 내원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대구동산병원 돕기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지경이다. 환자들에게 인자하기로 소문난 서 원장은 “코로나 감염 안전장치가 완벽하다. 안심하고 병원을 찾아도 된다”고 강조한다. 대구동산병원의 만해대상 수상은 코로나19로 홍역을 치른 지역민에게도 기쁜 소식이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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