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은 오르고 인터넷 소폭 내려

공적 마스크 판매제도가 공식 폐지되고 시장공급체계로 전환된 12일 오전 포항시 북구 죽도동 개풍약국에서 한 약사가 마스크를 진열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약국·마트·편의점·온라인 등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다양한 가격에 살 수 있다.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약국마다 마스크 가격이 달라요. 공급량은 늘었다는데 가격은 왜 올랐는지 모르겠어요”

포항 시민 이모(55·여)씨는 올 들어 자주 찾던 약국의 KF마스크 가격이 최근 1800원으로 종전보다 300원 오르면서 다른 곳을 찾기 시작했다.

이 씨는 “같은 동네에 있는 약국 2곳의 마스크 가격이 서로 달라 당황스럽다”며 “마스크를 원래 공적마스크 가격인 1500원에 판매하는 약국을 찾아 지인들과 정보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적마스크 제도를 종료하자 마스크 가격이 급격히 재조정되고 있다.

약국에서는 가격이 오르고, 인터넷 등 온라인에서는 가격이 약간 내린 모양새다.

경북일보가 15일 포항지역 약국 9곳을 돌아본 결과 2곳에서는 이미 KF94·80 마스크 가격을 올려서 판매하고 있었고, 나머지 7곳은 원래 가격인 1500원에 판매 중이었다.

다만 가격을 올리지 않은 7곳 중 4곳은 공적마스크 재고가 소진되면 가격을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지난 3월 9일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위해 ‘공적마스크 제도’를 도입한 후 수급 상황이 나아지면서 공급에 차질이 없어지자 지난 11일을 마지막으로 해당 제도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 12일부터는 약국·마트·편의점·온라인 등 다양한 판매처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

보건용 공적마스크는 당초 조달청이 마스크 생산업체와 일괄 계약해 업체들이 일선 약국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판매됐다.

일반적으로 900∼1000원에 매입된 마스크는 약국에 1100원에 공급됐고, 약국은 이를 1500원 판매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약국 관계자 사이에서는 인건비와 세금을 제하면 마스크 판매로 이익이 남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하지만 약사들은 마스크 가격을 두고 계속되는 고민에 빠져 있다.

이날 만난 약사 A씨는 “공적마스크 제도가 끝나고 업체마다 마스크 공급가격이 제각각이다. 우리 약국의 경우 공급가가 소폭 올랐다”며 “아직 얼마에 팔지는 정하지 못했다. 아직 KF마스크를 1500원에 판매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약사 B씨는 “현재 KF마스크는 1800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공적마스크에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판매해 왔지만 수급처 측의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 고민 끝에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 가격이 오르자 일부 소비자들은 화를 내기도 해 당황스러울 때도 있다”며 “이는 다른 약국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쿠팡 등 온라인 판매처에서는 찾기 힘들었던 KF94, KF80 마스크는 오히려 이전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KF94, KF80 마스크는 온라인에서 최저가가 1000원 가량으로 약국보다 저렴했고, 1회용 마스크의 경우 장당 500원 수준을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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