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밀 조건 충족 위험 높아 '우려'…증상 비슷한 독감 등 대응 필요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모의 검사 훈련 모습. 경북일보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가을철 2차 대유행 가능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흡기계 바이러스는 기온이 내려가고 건조해지면 더 오래 생존하고 잘 번식하기 때문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인플루엔자까지 함께 유행할 경우 구분이 어려워져 사태 악화로 번질 수 있다며 방역·의료체계에도 큰 부담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항체 형성률이 0.03%에 불과해 집단면역을 통한 대응은 불가능한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으로 감염확산 속도를 늦추는 ‘시간과의 싸움’에 모든 국민이 동참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5일 기준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1만3551명으로 이 중 61.4%인 8320명이 1차 대유행 지역인 대구와 경북에서 나왔다.

지난 2~3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확진자만 5213명이 발생했다.

여름이 지나 쌀쌀하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 실내활동이 많아지면서 밀폐·밀집·밀접 등 이른바 3밀 조건이 충족돼 코로나 19 전파 우려가 커지게 된다.

특히 현재 국내 유행하고 있는 ‘GH유형’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최대 6배가 높아 2차 대유행이 오면 1차 때보다 피해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전 세계 5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1918년 스페인 독감의 경우 늦봄에 시작해 여름철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가을철에 훨씬 더 강력해져 사실상 1차 유행 때보다 2차 유행 때 환자 발생이 다섯 배 높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방역 대응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원서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대책 등이 얼마나 강도 있게 진행되는지 등을 함께 봐야 한다”며 “대구·경부 때보다 감염 규모가 작을 수도 있고 전국적으로 확산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생산지수가 3이라면 환자는 1명에서 3명, 9명, 27명으로 늘어난다”며 “이처럼 환자가 급증할 수 있으므로 지금처럼 거리두기가 느슨해진 상태로 가을을 맞으면 환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재생산지수는 감염병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예를 들어 지수가 3이면 환자 1명이 3명을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방역 당국의 최근 조사결과 항체 형성률이 일반 국민 3055명 중 단 1명 정도로 낮은 것도 가을철 대유행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는 지역사회에 숨어있는 감염자를 대부분 찾아냈다는 성과지만 한편으로는 국민 대부분이 항체가 없어 취약하다는 의미도 된다.

결국 유행속도를 늦추며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기까지 버텨야 하는 상황으로 풀이될 수 밖에 없는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19와 증상 구분이 되지 않는 독감 유행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증상이 비슷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선별진료소로 몰리면 진단검사를 비롯한 의료·방역체계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방역 당국도 독감 유행에 대비해 예방접종 연력 확대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만성질환자 등을 중심으로 무료 접종을 확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가을이 오기 전 독감 유행에 대한 대비책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방역 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 19 유행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생활방역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우리가 가진 유일한 무기가 사회적 거리두기”라며 “대유행이 오든 안 오든 코로나 19는 계속 유행할 텐데 지금 거리두기를 강화해 감염규모를 확 낮춰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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