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트갤러리 M(대표.박수미)에서 17일부터 8월14일까지 2020년 ‘더위잡는 부채전’ 이 열리고 있다.
대구 아트갤러리 M(대표.박수미)에서 17일부터 8월14일까지 2020년 ‘더위잡는 부채전’ 이 열리고 있다.

예로부터 단오(端午) 선물은 부채요, 동지(冬至)선물은 책력이라 했다. 단오에는 임금이 신하들에게 그 동안의 노고(勞苦)를 위로하고 국정(國政)을 격려하는 뜻으로 단오선(端午扇)이라 해 접부채를 선물하는 전통도 있다.

자연에 순응해 여유롭게 부치는 부채의 바람은 자연의 바람이고, 코로나 19 까지 날리는 바람은 지혜의 바람이다. 역병이 창궐하고 있는 올 여름은 유독 덥다고 하다. 시(詩) ·서(書) ·화(畵)의 운치(韻致)를 듬뿍 담은 부채로 풍류의 바람을 이웃에 널리 널리 보낸다.

중견작가들이 참여하는 ‘더위잡는 부채전’에는 오동섭, 신재순, 진성수, 남학호, 박형석, 정남선, 김호교, 금동효, 박용국, 배영순, 조승형, 이정애 12명의 작품 36여점이 전시 된다.

‘부채’는 인위적인 힘을 가해 바람을 쉽게 불러일으키도록 만들어진 도구이다.

부채의 기원은 인류가 넓은 활엽수의 나뭇잎을 이용한 데서부터 비롯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형태상으로는 넓은 나뭇잎 모양을 그대로 사용한 방구부채(단선)의 형태에서 휴대하기 편한 쥘부채 형태가 나타났으며, 필요에 따라 혼용되면서 사용되었을 것으로 본다.

부채는 한자어로 ‘선자(扇子)’로 표기되는데, 한자어 선(扇)은 ‘지게문 호(戶)‘+‘깃털 우(羽)’로 파자 된다.

지게문은 옛 가옥에서, 마루와 방 사이의 문이나 부엌의 바깥문 흔히 돌쩌귀를 달아 여닫는 문으로 안팎을 두꺼운 종이로 싸서 바른 문이다. 이는 부채의 모양이 지게문의 모양과 흡사한데서 붙여진 것임을 추정해 볼 수 있고, 여기에 ‘깃털 우(羽)‘자가 합쳐진 것은 새의 깃털을 이용해 부채를 만들었다는 데서 초기 부채의 형성 과정을 알 수 있다. 즉 지게문 모양으로 깃털을 모아 만든 데서 ‘선(扇)’이라는 글자가 탄생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부채를 사용했음은 고구려 고분 벽화의 그림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황해도 안악군의 안악 3호분에서 깃털부채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오회분 4호묘 에서는 방구부채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 357년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안악 3호분 벽화의 주인공이 깃털부채를 들고 있어, 고구려 귀족사회에서 깃털부채가 사용됐음을 살필 수 있다.

우리 부채는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점차 완숙해지고 다양한 모양으로 발전해 가는데, 중국·일본과도 교류가 지속된다. 중국과의 교류는 “명(明)의 성조(成祖)가 조선에서 진공한 접선(摺線)이 사용에 편리한 것을 보고 그대로 만들게 한 것이 중국에서의 접선 출현의 최초이며 처음에는 화중·화남지방의 기녀들이 사용하다가 명나라 말쯤이 되면 양가부녀들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고 한 기록을 통해서 쥘부채가 고려로부터 유래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도 우리의 부채를 모방해 조선 골선(朝鮮骨扇)이라는 부채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우리 부채가 주위 다른 나라에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알려준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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