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 발기인 대회’에서 문희갑 전 대구시장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사업이 민간 주도로 본격 추진된다.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20일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에 앞장선 이들이 그동안의 추진 과정과 향후 세부계획을 발표하고, 해당 사업의 필요성을 지역사회에 알리는 자리다.

이날 추진위는 명성황후 시해 이후 최초로 의병을 일으키고, 경제 주권 회복을 위한 국채보상운동이 본격화한 곳은 대구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구형무소는 과거 서대문형무소에 버금가는 독립지사들의 항일 현장이자 전국 독립운동가 유족들의 숙원 사업이라며 대구형무소 역사의 복원은 우리나라 독립운동사 복원의 완결이라고 밝혔다. 대구형무소 역사관과 대구독립운동 역사관이 포함된 독립운동기념관을 건립해야 하는 이유다.

추진위는 독립유공 서훈 지사가 176명이라며 이들에 대한 독립운동사를 복원·구축해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의 장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국가보훈처 독립운동유공자 공훈록에 따라 서울과 인천, 부산, 대구 등 4대 도시를 비교한 결과, 대구 유공자 수(159명)는 인구 대비 비율로 환산할 경우 서울(427명)의 1.6배, 부산(73명)의 3배, 인천(22명)의 5배라며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은 팔공산 기슭(동구 용수동 산67-1번지) 4만7516㎡ 부지에 들어설 계획이다. 해당 부지는 독립지사의 후손이 기부한 것으로, 이곳에는 대구형무소 역사관과 대구독립운동 역사관을 비롯해 체험 학습장과 야영장 등 각종 건물(전체면적 8160㎡ 규모)이 지어질 예정이다.
 

20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 발기인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거리를 두고 목소리를 내지 않고 마음 속으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추진위 김능진 위원장은 “대구는 경제 주권 회복뿐만 아니라 독립운동 당시에도 중심에 섰던 곳이지만, 시민들은 이런 사실조차 잘 모른다”며 “지난 3월부터 발기인 대회를 갖고자 노력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계속 늦춰지다 이제야 행사를 하게 됐는데, 이 행사를 통해 기념관 건립이 확고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독립운동기념관은 대구를 넘어 나라 전체의 통합을 추구하는 기관으로 의미를 가질 것”이라며 “대구형무소에서 아까운 생명을 희생당한 영남, 호남, 충청, 제주의 선열들도 함께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추진위 상임고문인 문희갑 전 대구시장은 축사를 통해 먼저 사과의 뜻을 밝혔다.

문 전 시장은 “을미사변 직후 최초의 의병을 일으킨 선조, 독립운동 지사인 선조의 후예이자 민선 대구시장을 7년 역임한 사람으로서 독립운동기념관을 건립하는 것에 노력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에 필요한 일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축전을 통해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고, 발기인 대회에 참석한 대구불교총연합회 이사장 의현 큰스님은 연장자로서 각계각층 인사를 대표해 대구독립운동역사관 무사 건립을 기원했다.

의현 큰스님은 “독립운동에서 피를 흘리고 쓰러지면 형제·자매가 투쟁했고, 또 쓰러지면 어린 학생들이 투쟁하며 끝까지 싸운 선조들의 위대한 정신과 숭고한 업적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독립운동기념관이 후손들에게 조국을 잃었던 아픔이 어떤 것인지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교육현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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