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으로 세월을 탕진하던 한 청년이 어느 날 어머니의 선술집 이자카야에서 일을 도우며 장사의 기본기를 체득한다. 청년은 어머니가 준 돈을 도박으로 날리며 계속 어머니에게 손을 벌리다가 어느 날 윈드서핑을 일생의 낙으로 정하고 시즈오카현 어머니 가게에서 대충 일이나 거들며 용돈을 받아쓸 궁리를 하게 된다. 청년은 이렇게 우연히 어머니 가게의 종업원이 돼 어머니의 음식 철학과 손님들로부터 장사의 성공 법칙을 깨닫는다.

어머니의 장사 기본기를 체득한 청년은 ‘간판을 걸지 않는다’, ‘홍보하지 않는다’, ‘입구가 어디인지 모르게 한다’는 콘셉트를 정하고 이자카야 체인점을 운영하게 된다. 입소문만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여러 개의 이자카야를 운영하게 된 오카무라 요시아키는 어머니의 장사 교훈을 정리한 ‘장사의 기본’이란 책을 내 베스트 셀러가 됐다.

늘 손님들이 가게 앞에서 줄을 서는 어머니 가게에는 특별한 비법이 있지 않았다. 오직 어머니의 장사원칙은 ‘오늘 온 손님을 어떻게 하면 즐겁게 해 드릴까’하는 것이 전부였다. 어머니의 장사 비법은 기본에 충실하고 손님과의 깊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여당 유력 대권 주자의 한 사람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내년 4월에 치러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더불어민주당이) 공천하지 않는 게 맞다”고 승부수를 던졌다. 이 지사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장사꾼도 신뢰를 유지하려고 손실을 감수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당의 헌법인 민주당의 당헌에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면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당대표 후보인 김부겸 전 의원은 “국민에 양해를 구하고 당헌을 개정해 후보를 내야 한다”고 했다. 또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지금 시기에 혼자 멋있기 운동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장사에 성공하려면 오카무라의 어머니처럼 손님들과 꾸준히 신뢰를 쌓아야 한다. 여당인 민주당이 국민과 신뢰를 쌓으려면 스스로 만든 당헌대로 내년 보궐선거에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이 옳다. 장사꾼 운운하지만 아마도 민주당은 당헌을 바꿔 후보자를 낼 것이 뻔하다. 정치를 신뢰하지 않는 국민은 다 알고 있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논설주간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