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고(故) 최숙현 선수 사망과 관련해 가혹 행위 핵심 피고인 중 한 명인 김규봉(42) 감독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인상을 찌푸리며 이동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선수 등을 때린 혐의를 받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팀 김규봉(42) 감독이 구속됐다. 최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한 4명 중 ‘팀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안주현(45)씨에 이어 두 번째다.

채정선 대구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1일 폭행,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감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다부진 체격에 감색 점퍼를 입고 출석한 김 감독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한 채 법정으로 향했다.

김 감독은 최숙현 선수 등 트라이애슬론팀 소속 선수들을 폭행하고 해외 전지훈련 항공료 명목으로 금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는 경북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김 감독과 팀닥터 안주현씨가 2016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때 딸이 체중이 늘었다며 20만 원 어치의 빵을 먹도록 강요하는 등 고문을 하고, 복숭아 한 개를 먹었다는 이유로 딸의 뺨을 20차례 이상 때리는 등 무자비한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감독은 2015년과 2016년, 2017년, 2019년 4차례에 걸쳐 경주시청에서 지원되는 데도 전지훈련 참가를 위한 항공료 등의 명목으로 230~260만 원 정도를 별도로 받아 가로챘다”는 주장도 보탰다.

김 감독은 일부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오후 고(故) 최숙현 선수 사망과 관련해 가혹 행위 핵심 피고인 중 한 명인 김규봉(42) 감독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21일 오후 고(故) 최숙현 선수 사망과 관련해 가혹 행위 핵심 피고인 중 한 명인 김규봉(42) 감독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2017년과 2019년에 경주시청 소속 철인3종경기 선수로 활동한 최 선수는 지난 3월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김규봉 감독과, 운동처방사 안주현씨, 주장 장윤정 선수, 선배 김도환 선수를 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경주경찰서는 5월 29일 김 감독에게 아동복지법 위반, 강요, 사기, 폭행 혐의를, 안주현씨와 선배 선수 2명에게 폭행 혐의를 각각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대구지검 경주지청은 5월 31일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주소지 관할인 대구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했다.

경주시체육회는 다른 선수들 진술을 바탕으로 성추행과 폭행 혐의로 지난 8일 검찰에 안씨를 추가 고발했고, 경주시청 소속 트라이애슬론팀 선수 2명도 폭행 등 혐의로 9일 검찰에 추가 고소한 상태다.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3일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 감독과 안씨 등의 위법행위를 집중수사하고 있으며, 주장 장윤정 선수도 빠르면 22일 소환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대구지검 특별수사팀도 지난 20일 경주시체육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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