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첫 대정부 질문 시작부터 고성·막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미래통합당 김태흠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미래통합당 김태흠 의원과 감정 섞인 고성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통합당 의원들이 야유를 보내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맞받으면서 21대 국회 첫 대정부 질문은 시작부터 고성과 막말로 얼룩졌다.

이날 김 의원은 추 장관을 불러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에 대해 “주무 장관이 왜 침묵하느냐”며 이번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특히 “며칠 전 기사를 보니 장관님 아들 문제는, 신상 문제는 더는 건드리지 말라고 세게 말하던데”라며 개인 신상 보호 문제를 꺼냈다.

이에 추 장관은 “이 사건과 아들을 연결 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질의에는 금도가 있다”고 맞받았다.

이어진 질의에서는 최근 법무부 입장문 유출에 군 법무관 출신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이 주로 군사법원에서 사용하는 ‘수명자(受命者)’라는 표현이 해당 입장문에 등장한 사실을 거론하자 추 장관은 “법률용어로, 법전에 있다”고 했다. “장관님이 수명자라는 말을 쓴 적이 없다”는 김 의원 지적엔 “법전에 있다니까요. 그래서 어쨌다는 겁니까”라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이 “자꾸 왜 따지려고 그래요 싸우러 왔어요, 그런데 장관님, 의회 오면 싫은 소리 듣는 거죠.”라고 말하자, 추 장관은 “제가 싫은 소리 들을 준비 돼 있는데, (싫은 소리도) 근거를 대고 해야지요. 모욕과 망신 주기는 삼가(해) 주길 바랍니다”라고 응수했다.

이처럼 도전적인 추 장관 답변 태도에 야당 의석에선 ‘뭐 하는 것이냐’는 항의가 터져 나왔다. 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이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다가가 “국무위원 태도가 저런데 의장님이 가만히 계시나”라고도 했다.

그러자 박 의장은 추 장관에게 “의원이 국민을 대표해서 하는 질문이니까 국민 전체를 상대로 정중하게 답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야당을 향해서도 “질문은 정당 소속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하는 것이니 헌법 기관으로서의 위치를 지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녹취록을 본 소감을 묻는 말에 “고위 간부인 검사장으로부터 ‘일개 장관’이라는 막말을 듣는 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꼈다”고 답변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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