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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 국민 건강권 보장 차원에서 적극 추진해야
의대 정원 확대, 국민 건강권 보장 차원에서 적극 추진해야
  • 연합
  • 승인 2020년 07월 23일 16시 25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7월 24일 금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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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3일 당ㆍ정 협의를 열어 2022학년도부터 의과대학 학부 신입생을 매년 400명씩 더 뽑기로 했다. 이를 통해 10년간 추가로 배출된 4천명 중 3천명은 지방의 중증 필수 의료 분야에 의무적으로 종사하는 지역 의사로, 나머지 1천명은 역학 조사관이나 연구인력 등으로 활동하게 된다. 또 의대 정원 확대와 별도로 정원 약 50명 규모의 공공 의대가 설립되고, 의대가 없는 지역의 경우 의대 신설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런 발표가 나오자 의사들의 이익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계의 의사를 무시한 밀어붙이기 정책이라며 총파업을 포함한 집단행동을 경고했다. 의대 정원 확대 문제는 의료계 종사자의 이해가 걸린 첨예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과거 의약분업 사태 때와 같은 극심한 갈등으로 치닫지 않을지 걱정이다.

정부ㆍ여당이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이유는 당연히 우리나라의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모자라기 때문이다.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지고 보건ㆍ의료에 대한 기대 수준도 높아진 데 비해 국내 의료진의 규모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의대 정원이 2006년 이후 15년째 3천58명으로 꽁꽁 묶여 있기 때문이다. 의대 정원 확대는 민주당의 제21대 총선 공약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의사 부족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2018년 기준 인구 1천명당 활동 의사는 2.0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48명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서울은 3.12명으로 그나마 OECD 평균에 근접해 있으나 경북은 1.38명, 충남은 1.50명, 울산은 1.53명 등으로 지역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전국 보건소 256곳 중 소장이 의사인 곳은 104곳에 불과하다. 아플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까 봐 지방 이주를 꺼리는 은퇴자도 많다고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경실련)은 의대 정원을 연간 400명 증원하는 것으로는 의사 부족을 해소할 수 없다면서 지금 정원의 두배인 6천명의 의사가 매년 배출되더라도 2050년에는 여전히 2만5천명이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가가 비상사태를 맞은 가운데 의료진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됐다. 방역ㆍ치료 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의 노고와 헌신에 감사하고 이들을 응원하는 ‘덕분에 챌린지’ 캠페인도 많은 국민의 참여 속에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의대 정원 확대 문제에 대해 의사들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정책이 일방통행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거나, 의료 서비스의 지역 간 불균형 문제에 대해 더욱 종합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의사협회의 주장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국가의 의료 역량을 적정 수준으로 확대ㆍ유지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이다. 건강권은 국민의 기본권 중 하나로 우리 헌법에도 보장된 권리이다. 이익단체의 목소리에 밀려 국민의 건강권이 뒤로 밀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의사협회도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투쟁에 나설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이 맞닥뜨린 여러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 당국과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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