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도 경제력도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 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 통계에서 올해 수도권 인구가 2596만 명으로 비수도권 인구 2582만 명을 사상 처음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뿐 아니라 경제력도 서울·수도권 쏠림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수도권이 국가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가깝다. 이러다 보니 취업자 비중 또한 50.8%로 일하는 사람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산다. 지역 간 교역에서도 서울과 경기의 교역액이 전체의 15%나 된다. 이런 수도권 경제 집중이 인구 집중, 부동산 시장 폭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 서울은 물론 수도권 집값을 잡겠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지방 사람들에게는 작은 아파트 한 채가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서울 얘기를 들으면서 딴 나라가 아니라 별세상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심지어 서울에는 이제 평양처럼 특별한 신분의 사람들만 사는 도시가 돼가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방민들의 소외감이 도를 넘은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지역산업연관표 작성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경제의 수도권(서울·경기·인천) 비중이 2010년 보다 훨씬 더 확대됐다. 전체 산출액 가운데 수도권 비중이 46.8%로 경기 22.8%, 서울 19.0%, 인천 5%였다. 최종 수요도 경기 24.1%, 서울 18.6%, 인천 4.7%로 47.4%나 됐다. 이는 2010년 대비 각각 2.7%포인트, 0.8%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2015년 기준이어서 그렇지 인구 집중이 더 심화 된 2020년까지 5년 동안은 수도권 비중이 더 확대됐을 것으로 주정 된다. 통계청 조사에서 올해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수를 추월할 것이라지만 전산업환산기준 취업자 중 수도권 비중은 이미 지난 2015년 50.8%에 달해 비수도권 전체를 앞질렀다.

특히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대경권(경북·대구)·호남권(광주·전남·전북)·동남권(부산·울산·경남)의 경제가 모두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때 한국 수출의 주력이었던 경북은 산출액 기준 경제규모가 전체의 7%로 경기와 서울에 이어 세 번째를 유지한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이 같은 통계를 봐도 국가의 불균형이 여실히 드러난다. 서울에 대학이 집중 돼 있고, 양질의 일자리 또한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에 청년층의 서울 진입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 4월 수도권으로 이동한 인구 중 75.5%, 2만700명이 20대 청년들이었다. 청년들이 고향을 버리고 서울로 경기도로 떠나고 있다. 그만큼 지방은 늙어가고 소멸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수도권 경제 쏠림과 이에 따른 인구 집중, 부동산 가격 폭등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자치분권 확대가 필요하다. 수도권 집값은 천도(遷都)로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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