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쪽난 군위민심, 현수막 전쟁 중

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 신청 시한 5일 전인 26일 찾아간 군위군청에는 ‘우보공항 끝까지 사수’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

26일 정오 무렵 찾아간 군위군 시가지와 우보면은 대체로 고요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공동후보지 이전 신청 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단독 후보지 유치에 따른 과열 양상이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군민들은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곳곳에 걸린 현수막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단독 후보지와 공동 후보지를 갈망하는 공격적인 글귀들이 내걸려 있었다.

군위군청 진입로에 우보 유치와 소보 유치에 대한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

군위군청에는 ‘우보공항 끝까지 사수’의 대형현수막이 걸려 있어 우보 단독후보지 신청에 대한 군위군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군청 진입로도 통합신공항 이전 관련 현수막으로 도배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길목을 에워싸고 있었다.

특히 군위군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의 ‘공항 없어도 잘살았다! 우보 아니면 무산이다!’와 소보공항무산방지대책위원회의 ‘소보 신청 뜻 모아서 공항 도시 시민되자’ 등 현수막에서부터 팽팽한 신경전이 보였다.

취재 중 만난 군위군민 A(48) 씨는 “투표를 통해 군위군민의 의견이 우보로 모인 만큼 군위군이 우보 단독후보지를 신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대다수의 군민들이 우보공항을 끝까지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을 가진 주민도 있었다.

통합신공항 이전 후보지 신청 시한 닷새를 앞둔 우보 단독이전후보지 마을 풍경.

우보 단독후보지 인근 마을에 사는 B(42) 씨는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도 공항이 들어오는 것과 들어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의견이 나뉘고 있다”며 “공항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수십 년간 살아온 고향이라는 터전이 없어지는 것도 서러운데 공항 이전 문제로 마을 주민들 간 분열도 우려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통합신공항 이전 신청 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만큼 지자체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26일 공휴일에도 군위군 공무원노동조합과 의성군청은 성명서와 입장문을 발표하고 각 후보지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했다.

군위군 공무원노동조합 26일 성명서를 통해 “통합신공항 문제는 군민의 선택을 존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통합신공항에 대한 결정은 오로지 군민들 선택 영역이며 누구도 강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항발전도 군민과 함께하며 공항 소음도 군민이 감내할 사항으로 이는 외부세력이 결정할 일이 아니다”며 “더는 군민을 분열하는 행위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의성군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5일 앞으로 다가온 통합신공항 이전부지 선정에 국방부는 법과 합의된 절차에 따라 즉시 선정하라”며 공동후보지에 대한 통합 신공항 이전부지 선정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군위군은 국방부에서 탈락시킨 우보 단독후보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공동후보지가 무산되면 군위군을 포함한 관련 기관을 상대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국방부 대구 군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는 지난 3일 통합신공항 부지와 관련해 우보 단독후보지에 대해 부적합 결정을 내리고 군위 소보·의성 비안 공동후보지의 적합 여부 판단을 이달 말까지 미룬 상태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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