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는 코미디언들이 너무 많아 나 더 이상 못 해먹겠어”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코미디황제 이주일씨가 생전에 코미디 같은 정치판을 비꼬았다. 한때 인기 정상을 달리던 TV프로 ‘개그콘서트’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정치판에서 ‘개그콘서트’보다 몇 배 웃기는 난센스 같은 일들이 셀 수 없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유머감각이 뛰어났던 미국 링컨 대통령·레이건 대통령, 영국 처칠 수상 등은 국민에게 웃음을 선사해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러일으켰다. 트럼프도 웃기는 대통령이지만 이들 세 위인들과는 웃기는 질이 다르다. 링컨, 레이건, 처칠은 남을 웃겼지만 트럼프는 자신을 웃겨 자기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든다.

취임 후 하루가 멀다 하고 웃음거리를 제공, 자신의 주가를 떨어뜨리고 있다. 김정은을 향해 “미치광이”라 했다가 상황이 바뀌자 “나는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고 해 극과 극을 오가는 종잡을 수 없는 언행으로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2019년 영국 왕실을 국빈방문한 트럼프는 아들, 딸, 사위, 며느리까지 데려가 웃음거리가 됐다. 영국 언론들은 일제히 “가족 행사인 줄 아는가”라고 비판했다. “자신들이 왕자고 공주인 줄 착각하고 있다”는 핀잔도 쏟아졌다.

요즘 정부 여당을 비롯한 집권층에선 트럼프를 뺨칠 정도로 웃음거리 난센스가 속출, 국민에게 비웃음을 사고 있다. 들어본 적도 없는 ‘강요미수죄’로 기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 TV토론에서 “거짓말을 적극적으로 안 하면 허위사실 공표가 아니다”고 판결한 판사, 호국 영웅의 마지막 길 배웅을 끝내 외면한 대통령의 냉대도 모자라 영면 하루 만에 ‘친일파’ 딱지를 붙여 뒤통수 친 보훈처, 이승만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대통령 호칭 대신 박사로 지칭한 보훈처장, 백선엽 장군에 대해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 총을 쏴서 이긴 공로가 인정된다고 해서 현충원에 묻히느냐”는 궤변을 늘어놓은 여성변호사, ‘경부고속도로준공기념비’에 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 대신 김현미 장관 이름을 새긴 국토부, 성추행 의혹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시장을 기려 서울시 한복판에 ‘님의 뜻을 기억하겠습니다’ 플래카드를 내건 여당 등 도저히 정상이라고 할 수 없는 이상한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이상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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