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돌봄 문제가 심각한 일본에는 ‘개호 난민’이라는 말이 있다. ‘개호(介護·かいご)’는 우리말로 하면 ‘돌봄’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일본의 국민연금 가입자 가운데 간호 지원이 필요한 피보험자가 2000년 256만 명이었는데 2018년에는 651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들 가운데 걷거나 움직임이 불편한 등급이 높은 대상자만 해도 60만 명이나 된다. 반면 간호 인력은 점점 수급이 어려워져 2025년에는 37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990년에는 5명이 고령자 1명을 보호하지만 2060년에는 1명이 고령자 1명을 지원해야 한다는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는 고령자를 일컫는 ‘개호 난민’이란 말이 나왔다.

이런 돌봄 난민을 지원하기 위해 일본에서는 벌써 오래 전부터 첨단기술이 장착된 노인 돌봄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보행 보조는 물론 배설, 목욕 보조, 커뮤니케이션, 간병인의 노인 이송 보조, 간호업무 지원 등에 로봇이 활용 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09년 개호 로봇 연구를 시작하고 2013년에는 연구소까지 문을 열었다.

이런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 노인 돌봄 로봇의 활용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산업자원부가 올해부터 내년까지 153억 원의 예산을 들여 돌봄 로봇 기술 개발을 할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민간 업체들이 노인 돌봄 전문 로봇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27일 대구 수성구가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혼자 사는 노인 60명에게 노인 돌봄 ‘효도토이봇’을 전달했다. 수성구청은 범물·지산·황금동의 1인 가구를 모두 조사해 우울증이나 인지장애, 치매 전조증상이 있는 65세 이상 노인을 ‘효돌이’와 ‘효순이’로 명명한 돌봄 로봇지원 대상으로 했다.

‘효도토이봇’은 노인들의 우울증 예방을 위한 말벗이 되어주고, 약 복용·식사·체조 시간 등을 알려주는 건강관리 알람기능도 갖췄다. 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탑재해 일정 시간 동안 움직임이 없으면 종합사회복지관 담당자가 안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56만 명, 도민 전체 인구의 21.2%나 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경북도에서도 돌봄 로봇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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