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9년 프랑스 기술자 니콜라 조제프 퀴노가 앞 바퀴 하나를 구동축으로 하는 증기기관 자동차를 만들었다. 기술부족으로 보일러 용량은 작은데 차체는 무거워 속도가 나지 않았다. 차의 속도가 사람의 걸음 보다 빠르고, 뛰는 속도보다 느린 시속 5㎞에 불과했다.

19세기 들어서는 이른바 속도를 제한하는 ‘붉은 깃발법’이 제정될 정도로 증기기관 자동차 기술이 발전했다. 1826~1836년 10대의 증기기관 버스가 생산돼 영국 런던과 첼트넘을 왔다 갔다 했다. 22인승의 이 버스는 시속 16~23㎞였다. 자동차 기술이 앞섰던 영국은 사고 발생 위험이 있다고 해서 속도를 시속 6.4㎞ 이하로 제한하는 바람에 독일에 자동차 기술이 밀리게 됐다.

지금처럼 휘발유나 디젤유를 쓰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135년 전인 1885년에 처음 등장했다. 독일의 고트리프 빌헬름 다임러와 카를 프리드리히 벤츠가 내연 2륜차와 3륜차를 각각 선보였다. 1894년에는 루돌프 디젤이 디젤엔진을 발명,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을 높여 자동차 기술의 획기적 발전을 가져왔다. 자동차가 전 세계에 널리 퍼진 것은 20세기 초부터다.

이렇게 발전해 1세기가 넘게 인류 문명을 실어나른 내연기관 자동차의 종말이 가까워지고 있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모든 차량의 무공해화를 의무화했다. 프랑스와 영국 정부는 204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시가 2035년부터 휘발유와 경유차 등 내연기관차의 등록을 허가하지 않기로 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다. 21세기 중반쯤에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박물관 전시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종말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30여 년 간 내연기관 동력전달 벨트를 전문적으로 생산해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업계에 공급해 온 한국게이츠 대구 공장이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자동차 생산이 줄어서라지만 전기자동차 등 내연기관을 떼 낸 자동차들의 생산이 늘고 있는 것이 근본 원인이다. 자동차 내연기관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경북과 대구 기업들의 대비책 마련이 걱정이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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