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코치 등 지도자들 없이 선수들만 훈련…팀 해체 걱정"

대구시청 여자 핸드볼팀 감독이 선수에게 술자리 참석을 강요하고 성추행당하게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29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포츠단훈련센터에서 여자 핸드볼팀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 의혹과 관련해 대구시는 대구시체육회와 공동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린다고 밝혔다. 시는 또 이날 핸드볼팀 감독을 직위 해제하고 코치 등 다른 지도자들이 선수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했다. 연합
“제보한 선수도, 팀도 보호받아야 한다”

대구시청 핸드볼팀 감독의 부적절한 행위 의혹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구시는 진상조사단을 구성, 실태 파악에 나섰으며 해당 감독과 지도자들은 업무에서 배제됐다.

이러한 가운데 또 다른 당사자라 할 수 있는 핸드볼팀 주장인 A선수에게 현재 팀 분위기 등을 들었다.

29일 오전 핸드볼팀은 일상적인 훈련을 진행했다. 당초 이날은 오전 훈련만 진행되기로 오후에는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감독과 코치 등 지도자들 없이 선수들만 훈련에 나섰다.

문제를 제기한 선수들은 물론 선수 전원의 진정서를 대구시체육회에 제출하기로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거리를 뒀다.

진정서 자체가 공식적인 것 아니며 선수 전원의 통일된 의견도 아니라고 전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으며 향후 조사와 상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제출할 예정이다.

진정서는 비공개로 자발적으로 쓰고 싶은 선수만 작성한 만큼 주장 본인도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감독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서도 왜곡이 있을 수 있지만 추행이나 희롱은 당사자가 받아들이는 감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선수들이 그렇게 느끼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한 선수들의 의견을 묵살하거나 강요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만큼 훈련에 앞서 제보한 선수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

실제 이날 오전 훈련은 총 15명 선수 전원이 참석, 평소와 같이 훈련했다.

A선수는 “제보자가 누구냐는 말 자체가 2차 가해와 같다”며 “훈련에 집중할 뿐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팀 해체 대한 우려는 숨기지 못했다.

팀이 해체될 경우 소속 선수 모두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될 수밖에 없다. 어린 선수들도 많으며 다른 팀에 갈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것도 이러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운동을 계속하고 싶은데 팀이 없어지거나 불미스러운 일이 있으며 다른 팀에 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A선수는 “선수들 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고 특정 사실을 강요할 수도 없다”며 “선수들이 보호받는 가운데 진실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팀도 선수들도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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