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

510만 시도민이 간절히 염원하고 바랐던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새로운 터전이 결정되었다. 공항유치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부은 의성과 군위 군민들의 승리다. 끝까지 믿음을 가지고 힘을 모아주신 대구시민, 경북도민 모두의 기쁨이기도 하다.

극적인 타결이 이루어지던 순간, 험난했던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라 얼마나 감개무량했는지 모른다.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이토록 가슴 깊게 와 닿은 적이 있는가 싶다. 우리 스스로의 손으로 우리의 앞날을 개척해냈다는 것이 더욱 자랑스럽다.

세계화시대에는 투자유치든 수출이든 관광이든 공항 없이는 요원한 일이다. 산업화시대까지만 해도 인구나 경제면에서 서울과 자웅을 겨루었던 경북이 지금처럼 힘겨워진 것도 제대로 된 공항이 없었기 때문이다.

공항이 있느냐 없느냐는 도시 경쟁력에 절대적이다. 인천을 보면 알 수 있다. 2001년 영종도에 국제공항이 들어선 이후 인천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여 인구는 대구를 넘어섰고 지역 내 총생산은 부산을 추월했다.

공항 없는 경북이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일어서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전지 확정이 막판까지 몰리면서 모두가 어렵다고 말할 때도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오히려 실패하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우여곡절 끝에 통합신공항이 본궤도에 오름으로써 대구경북도 이제 공항 가진 도시를 부러워하지 않게 되었다. 군위와 의성은 소멸위기 공동 1위의 불명예를 벗어던지고 세계적인 도시로 새롭게 태어날 기회를 잡았다. 추락을 거듭하던 대구와 경북도 비상의 날개를 타고 날아오를 수 있게 되었다.

통합신공항은 대구경북이 이제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대역사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는 가장 크고 확실한 뉴딜이기도 하다. 당장 10조 원이 투입되는 공항건설만으로도 대구경북 경제에 훈풍이 기대된다. 여기에 배후단지 등에 수십조 원이 더 투입된다. 신공항을 중심으로 4개의 철도, 3개의 고속도로 노선도 놓인다.

큰 고비는 넘겼지만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새로운 하늘길을 따라 사람이 몰려들고 기업이 찾아올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항공물류를 통해 지역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이 가진 청자연과 역사문화자원의 잠재력을 관광산업으로 폭발시킬 새로운 관광전략도 세워야 한다. 더 이상 좁은 지역에 갇혀있지 말고 열린 자세로 세계를 지향하는 개방성과 다양성의 도시로 탈바꿈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구경북이 세계와 경쟁할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대구경북 따로따로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 통합신공항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행정통합까지 이루게 되면 포항 신항만과 함께 공항과 항만을 갖춘, 웬만한 강소국가 규모의 인구와 경제력을 갖추게 된다.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면서 오랜만에 희망을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오면서 대구경북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제대로 된 공항을 지어야 한다. 철저한 준비로 빠른 착공, 차질 없는 진행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세계적인 공항을 만들어서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

통합신공항 성공의 진정한 주역인 의성과 군위 군민들의 열정에 거듭 감사드린다. 역사는 양 군민의 양보와 희생을 반드시 기억할 것이다. 마지막까지 타결의 문을 열어놓고 기다려준 국방부, 합의문에 서명해주신 지역 국회의원과 대구·경북 시·도의원님, 지극한 정성을 다해준 유치위원, 힘과 뜻을 모아주신 시도민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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