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이 2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김부겸·박주민 후보(기호순). 연합
8·29 전당대회를 향한 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한창인 가운데 당 대표 후보 3인의 ‘각양각색’ 스타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낙연 의원은 중후한 음성에 섬세하면서도 안정적인 어투로, 김부겸 전 의원 능수능란한 애드리브와 청중과 호흡하는 호소력이, 박주민 의원은 젊음을 무기로 한 격정적인 연설이 부각되고 있다.

먼저, 역대 최장수 국무총리인 이낙연 후보는 ‘디테일 메시지’가 강점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3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른 두 후보보다 각 지역 현안을 더 많이 얘기하는 것 같다. 이 전략을 계속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총리 재직시절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현안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중후한 음성과 안정적인 어투도 이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의 화법은 총리 시절 야당 의원들의 예봉을 꺾고 역공을 펴면서 정평이 났다.

하지만 ‘엄중 낙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중함이 지나쳐 답답하고 호소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는 강하고 격정적인 말투로 당원들의 주목을 끌었다.

4선 출신의 김부겸 후보의 강점은 청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짙은 호소력이다.

풍부한 대중연설 경험을 바탕으로 때로는 부드럽게, 중요한 대목에서는 사자후 같은 격정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유독 ‘변주’가 많은 편이다. 미리 작성한 연설문을 읽는 대신, 즉석 발언으로 청중과 호흡한다.

“그렇지 않습니까”, “큰 박수를 보내달라”, ‘일 잘하는 후보다’라는 식의 애드리브도 매력 포인트다.

그러나 보통 야당 투사나 후위주자에게 요구되는 ‘거친 한 방’이 여전히 부족하는 지적을 받는다. 이 후보와 겹치는 중후한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가끔 돌직구를 날리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절박함이 별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밋밋하다는 것이다.

40대인 박주민 후보는 젊음에서 비롯되는 격정적 스타일을 앞세운다.

다른 후보들이 단상 앞에서만 연설한 반면, 박 후보는 마이크를 손에 쥔 채 단상을 벗어나 한 발자국 더 다가가면서 청중에 호소했다.

주요 대목에서 격정적 손짓과 ‘스타카토’ 식으로 목청을 높여 열광적 분위기를 끌어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후보와 김 후보가 ‘대선후보 당 대표’를 두고 상대를 향해 선명성을 드러낸 와중에 박 후보는 시대 전환을 향한 청사진을 그리는 데 집중했다.

연설 시작은 조용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강한 어조로 핵심을 전달하면서도 이·김 두 경쟁자와 각을 세우지 않는 차분함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