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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설] '독직폭행' 활극
[삼촌설] '독직폭행' 활극
  •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 승인 2020년 08월 02일 17시 0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8월 03일 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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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 유착 수사’로 알려진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사건을 수사하는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지난달 29일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사상 초유의 육박전 활극이 벌어졌다.

한 검사장은 이날 “정 부장검사로부터 법무연수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일방적인 신체적 폭행을 당했다”며 이는 공권력을 이용한 ‘독직폭행(瀆職暴行)’이라고 주장했다. 한 검사장은 정 부장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서울고검에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했다.

‘독직폭행’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규정돼 있는 것으로 재판이나 검찰, 경찰 기타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사람 또는 이를 보조하는 사람이 그 직권을 남용해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하는 행위다. ‘더럽힌다’는 뜻의 한자 ‘독(瀆)’을 쓰는 ‘독직(瀆職)’의 원래 뜻은 어떤 직책에 있는 사람이 그 직책을 더럽히는 것. 특히, 공무원이 그 지위나 직권을 남용해 뇌물을 받는 따위의 부정한 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한 검사장의 입장문에 따르면 한 검사장은 정 부장검사에게 변호인 참여를 요청, 휴대전화로 자신의 변호인에게 연락하는 것이 가능한지 물어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한 검사장이 휴대전화 잠금설정을 해제하려 하자 정 부장검사가 막았다는 것.

정 부장검사는 탁자 너머로 몸을 날려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를 움켜쥐고, 소파 아래로 넘어지게 했다. 정 부장검사는 그 과정에서 한 검사장 위에 올라타 얼굴을 눌렀다고 한다. 이에 대해 중앙지검은 한 검사장이 압수수색 절차를 방해했고, 물리적 방해 행위 등으로 담당 부장검사가 넘어져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 부장검사가 이날 압수하려던 유심(USIM)은 휴대전화 가입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요금제 정보 등이 든 가입자 식별 모듈로 엄지손톱 만한 크기의 카드다. 유심 정보는 삭제 자체가 불가능하다. 증거인멸 시도를 우려해 덮쳤다는 정 부장검사 측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드러났다. 당시 압수한 유심칩을 이용해 한 검사장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확보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검이 고소 당사자인 한 검사장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를 하고 있다. 독직폭행 수사와 감찰이 ‘검언 유착’인지 ‘권언 유착’으로 결론 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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