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 지정 해수욕장 지난달 이용객 전년보다 43% 줄어
마스크 미착용 행위·야간 음주 취식 행위 금지 등도 영향

한달넘게 여름장마가 이어진 가운데 30일 성수기를 맞아 한창 붐벼야 할 포항영일대해수욕장에 관광객 모습은 찾아볼수 없고 놀이기구들은 운영을 못하고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긴 장마와 코로나19 여파로 7월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 이용객이 지난해보다 대폭 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포항·경주·영덕·울진 등 경북 동해안 4개 시·군 24개 지정 해수욕장 이용객은 11만2019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9만6359명(7월 1~28일)과 비교하면 43%가량이나 줄어든 수치다.

해수욕장 이용객 감소는 경북 동해안만의 현상은 아니다. 지난 7월 27일 기준 전국 250개소 개장 해수욕장 전체 방문객 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 1855만 명의 44% 수준인 810만 명(누적)으로 집계됐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의 경우 지난해는 7월 한 달 1만9250명이 찾았지만, 올해는 30일까지 1만786명만 찾아 반 토막이 났다.

또 지난해 전체 30만6930명이 찾아 경북 동해안 최다 인파가 모인 영덕 고래불해수욕장의 경우 지난해 7월 12일 개장해 같은 달 31일까지 8255명이 방문했었다. 반면 올해는 7월 17일 개장해 30일까지 4585명 만 찾아 역시 40%가량 피서객이 줄었다.

해수욕장 방문객 급감 원인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여행을 꺼리는 분위기에 최근 평년보다 길게 지속한 장마 영향으로 피서객이 없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장마는 평년 6월 23일께 시작해 7월 23~24일에 종료된다. 하지만 올해는 7월 말까지도 경북 등 남부 지역에 장맛비가 계속되며 일주일 이상 늦어지고 있다. 또 장마 기간 중 강수 일수도 남부(영남·호남) 지방은 평년 17.1일이지만 올해는 7월 말 현재까지만 해도 포항 23일, 영덕 24일 등에 이른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가 길어진 만큼 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인원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19로 가뜩이나 관광지 주변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지난달 25일부터 영덕 고래불해수욕장은 마스크 미착용 행위 및 야간 음주·취식 행위가 금지되면서 주변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경주 전촌솔밭해수욕장은 올해 운영 악화를 이유로 아예 개장을 포기했을 정도다.

영덕 고래불의 한 상인은 “안 그래도 올해 매출이 지난해의 반으로 줄어 힘든데 장마에다 취식 금지까지 하면서 없던 손님마저 더 줄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지역 해수욕장 상인들은 지난해에 대비 확연히 줄어든 관광객에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본격 여름 성수기에 해수욕객이 몰리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손휘준 씨는 “코로나로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30% 가량 줄었다”면서도 “본격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는 8월부터는 나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곽동철 울진군 근남면발전협의회 부회장 역시 “올해 망양정 해수욕장은 관광객을 위해 일부 상가를 직영 운영하는 등 바가지요금 근절과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며 “하지만 코로나 19와 날씨 탓에 손님 발길이 예전 같지 않다. 앞으로 코로나 방역 수칙 준수와 함께 장마가 끝나면 상황은 조금 나아질 것”으로 애써 기대감을 표현했다.
 

남현정, 손석호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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