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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자신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 돼야"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자신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 돼야"
  • 김현목 기자
  • 승인 2020년 08월 02일 19시 3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8월 03일 월요일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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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대학, '배호 노래로 보는 당신의 사회사' 주제 강연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가 지난달 31일 대구메트로아트센터에서 열린 2.28대학에서 ‘배호 노래로 보는 당신의 사회사’를 주제로 강의했다.
“사랑은 필요하지만, 너무 사랑하지 말라”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가 지난달 31일 대구메트로아트센터에서 열린 2·28대학에서 ‘배호 노래로 보는 당신의 사회사’를 주제로 강의했다.

최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배호의 노래를 좋아했으며 자신을 위로하는 것이 그의 노래였다고 돌아봤다.

배호 노래는 자신에게 애절한 그늘이었으며 드러나는 삶에 따라붙는 어두운 구석이었다고 정의했다.

사회도 이러한 그늘이 있으며 음악은 사회의 스토리텔링이고 시대의 색깔이라고 덧붙였다.

배호는 독립운동을 했다고 알려진 부모 밑에서 1942년 장남으로 중국 산동성에서 태어났다. 해방 후 입국했으며 1955년 아버지가 사망하자 부산으로 내려갔다. 1956년 서울로 상경, 외삼촌인 김광빈 수하에서 대중음악을 시작했으며 1964년 본격적인 솔로 활동에 나섰다.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켰으나 건강이 좋지 않아 1971년 유작인 ‘마지막 잎새’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최 교수는 배호 노래 중 ‘당신’이라는 표현에 집중했다.

우리말 속 당신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다. 이인칭 대명사인 당신은 ‘상대방·너’를 높여서 부르는 것인데 상대를 낮춰 부르는 데도 사용된다. 사랑하거나 밉고 짜증 나서 싸움 거는데도 쓰이는 등 다양하다.

개인 간에 사용되는 것은 물론 사회나 정치권에 대해서도 쓰인다.

노래에서는 쓰이는 당신은 주로 사랑의 대상이자 그리운 대상으로 사용돼 왔다. 그리운 것은 모두 당신으로 귀착되며 이미지로 지나갔던 것들이 다시 새롭게 보일 수 있다.

최 교수는 배호의 노래나 당신에 관련 된 노래가 당신 없는 상황에서 노래로서 충족할 수밖에 없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여기에 당신에 대한 의식도 차츰 변해 왔으며 당신을 객관화하고 대등한 관계로 이해하게 되는 식으로 의미가 커졌다. 이에 따라 동등한 인격자인 당신이기에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는 것이지, 어느 한쪽만이 위로받거나 받으려 들지 않는다는 의미도 포함됐다.

최 교수는 낯선 타자로서 정치적 당신의 등장에 주목했다.

1976년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에 잘 드러난다.

소설은 당신들의 천국을 건설하겠다는 주인공의 꿈이 한센인들과의 대립을 통해 실패하고 화해가 이어지는 내용이다. 작가가 ‘인간사회는 천국을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삶의 의미를 재점검해 보자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당신의 의미가 확장됐다.

민주화 이후 90년대부터 당신에 대한 자신의 객관화와 여유가 나타나는 노래가 나왔다.

항상 부재를 이야기하면서 부재를 위해 나아가는 등 당신은 자신의 것이 될 수 없고 나와 동일시 될 수 없는 의미다.

그리워하는 것도 자신의 열망이 투명 된 것으로 자신의 그림자라 할 수 있다. 결국 당신이라는 개념은 자신의 삶 속에 있는 것이며 자신의 문이다.

최 교수는 “배호의 노래는 사랑하면 할수록 사랑 받지 못하며 다 떠나고 없다는 사실을 알수 있다”며 “남녀 사이는 물론 사회·정치·학문 등 어디에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또 “이들의 노래처럼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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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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