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사당 위로 먹구름이 지나고 있다. 연합.
국회 개원과 함께 부동산 입법과 인사청문회를 놓고 달아올랐던 21대 국회가 잠시 냉각기에 들어갔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의사봉을 내려놓고 이달 둘째 주 중 2∼3일 동안 국내에서 가족과 휴식할 계획이다. 여야 지도부도 이맘때를 전후해 여름휴가를 보내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국회의 권력지형 만큼이나 양상이 다르다.

176석의 완력으로 입법 드라이브를 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잠시 휴가를 냈다. 임대차 3법을 상정 이틀만에 처리하는 등 유례없는 ‘속도전’을 벌인 만큼, 숨을 고르고 재충전에 나선 모습이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달 29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세종 자택으로 내려갔다. 이후 가족과 함께 전남 여수 등지에서 휴가를 보냈다.

이 대표는 2일 저녁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로 업무에 복귀, 이번주 정부가 발표할 부동산 공급대책을 점검한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오는 4일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부동산거래신고법을 처리하는 등 부동산 관련 입법을 마무리하는 대로 고향인 전남 순천에서 며칠간 쉴 계획이다.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상황이 엄중하다”며 휴가를 반납했다. 민주당의 ‘독주’에 번번이 무릎 꿇은 무기력한 모습을 반복하지 않도록 각 분야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어 당의 전략·전술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부터 갈 예정이던 휴가를 취소했다. 대신 원내 투쟁의 돌파구를 모색한다. 주 2회 열리는 비대위 회의도 주재한다.

김 위원장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요새 세상이 하도 험하고 뒤숭숭해 휴가를 취소했다”며 “휴가를 가도 마음이 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아직 별도의 휴가 계획이 없다. 주 원내대표는 “일종의 비상대기”라면서 “현안이 산적해 휴가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7월 임시국회가 끝나면 일주일가량 가족과 함께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달 29일 일주일 휴가를 떠났다. 마라톤 동호회원들과 취미인 달리기를 함께 하고 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달리기 동호회에서 요청하면 전국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적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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