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부정 사용 예방 장점…간편한 결제방식 젊은층에 인기

김천사랑카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지역 화폐’가 진화 중이다.

지자체들은 전통 시장에서 주로 이용하는 지류(종이)형뿐 아니라 카드형, 모바일 앱 기반 간편결제 시스템 등으로 젊은 세대를 겨냥하고 나섰다.

현재 지류를 통한 결제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결제 트렌드를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지역 화폐의 저변을 확대하고 이용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지류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 절감뿐 아니라 부정 사용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한편, 경북도 내 울릉도를 뺀 22개 시·군에서 올해 7480억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한다. 애초 2931억원 규모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 활성화를 위한 10% 특별할인 판매분 4549억원이 추가 발행됐다.

◇간편 결제 ‘모바일’ 지역 화폐.

김천시와 청도군은 △지류 △모바일 △카드 등 지역상품권 풀라인업(Full-Line up)을 구축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영주시와 고령군은 카드를 제외한 지류와 모바일 시스템으로 유통 중이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가맹 점포별 고유 QR코드를 발급해 주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으로 가맹점의 QR코드를 찍고 사려는 물건 금액을 입력한 뒤 지문이나 간편비밀번호(PIN)로 인증하면 간단하게 결제가 끝난다.

두꺼운 종이 상품권이나 카드형을 소지하지 않더라도 휴대전화만 있으면 결제가 가능해 편리하다.

실제 영주시는 지난해 7월부터 일 년간 지류식(270억) 상품권의 14% 규모인 38억을 모바일 시스템을 통해 판매됐다.

지난 4월부터 모바일 시스템을 도입한 고령군은 4개월 만에 2억원 가량을 팔았다.

올해 판매금액 130억(정책자금 포함액) 중 1.5%에 불과하지만,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는 게 고령군의 설명이다. 모바일 가맹점 역시 210여곳으로 전체가맹점(1030곳)의 20%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두 지자체 관계자들은 “모바일 결제방식은 간편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느는 추세”라며 “가맹점에 모바일상품권 결제코드(QR·바코드 등) 인식이 가능한 키트 보급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입을 모았다.

각종 혜택도 다양하다.

영주 모바일상품권을 운영 중인 조폐공사는 지난 6월부터 내년 6월까지 1년간 모바일 지역상품권 발행액의 1.7∼1.9%인 수수료율을 0.3%로 한시적으로 인하했다.

모바일 지역상품권 가맹점에 설치하는 QR키트도 첫 회에 한해 무상 제공 중이다.

“8월부터 카드·모바일 상품권이 상용화는 될 것”이라는 청도군청 경제산림과 공동체일자리담당자는 “젊은 고객층의 전통시장 유입, 편리한 결제환경 조성 및 이용 편의 개선을 위해 모바일 상품권 발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우원 김천시 일자리경제과장 역시 “그동안 지역화폐를 이용하는 지역민들이 모바일 결제 시스템 도입에 대한 문의를 많이 했다”며 “지류·체크카드·모바일 등 3개 종류의 사랑상품권 병행 사용은 전통시장·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드형, 부정 유통 예방 가능

경주시와 경산시, 울진군의 지역화폐는 선불형 체크카드 형태만 존재한다.

대부분 모바일 앱 설치를 통해 카드를 신청·등록 후 본인 계좌를 연결해 충전·환급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또는 앱 사용이 어려운 지역 주민들은 오프라인 판매대행점을 방문해 카드 발급·충전으로 사용 중이다.

타 지자체 지류형 상품권은 구입 시 5~10% 할인율을 적용받지면, 카드형은 사용할 때마다 캐시백을 돌려받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울진군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충전식 선불(IC)카드 형태인 ‘울진사랑카드’를 3일 출시했다.

올해 30억 규모다. 출시기념 및 추석 명절 특별혜택 기간으로 10월 4일까지 개인당 월 50만 원·연 500만 원 한도 내에서 사용할 때마다 결제액의 10% 적립금 혜택(평상시 5%)을 받을 수 있다. 연말 정산 시 30%(전통시장 40%)의 소득공제 혜택도 가능하다.

울진군청 관계자는 “여러 분석 결과 지류형 지역상품권은 부정 유통(일명 ‘상품권 깡’)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없어 카드형으로만 출시했다”며 “전국적으로도 카드형이나 모바일 형식이 늘어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경주시는 상품권 ‘경주페이’가 출시 한 달 여 만에 44억 원 넘게 발행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6월 22일부터 현장발행을 시작한 선불 충전식카드형 상품권 ‘경주페이’는 7월 23일 기준, 카드 사용자는 1만2691명, 발행액은 44억8100여만 원에 이르렀다. 이 중 30억 7500여만 원이 사용됐고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경주시의 경우 올해 발행분 200억 원에 대해 예산 소진 시까지 사용금액의 10%를 캐시백(월 최대 10만 원 한도) 중이다. 소득공제 신청 시 30% 공제도 받을 수 있다.

포항시 역시 오는 9월 카드형 포상사랑상품권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덕희 포항시 일자리경제노동과장은 “지역 화폐는 지역 자금의 역외유출을 막고, 자영업자의 매출증대 및 골목 상권 활성화에 기여해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며 “간편결제 도입을 통해 시민들과 소상공인들이 편리하게 지역화폐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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