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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부동산 투기도 내국인처럼 엄정하게 대처해야
외국인 부동산 투기도 내국인처럼 엄정하게 대처해야
  • 연합
  • 승인 2020년 08월 03일 18시 4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8월 04일 화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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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맘 카페 등에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 실상이 드러났다. 국세청은 3일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에서 두 채 이상 아파트를 취득한 외국인은 1천36명이며, 이들 가운데 임대 소득 등의 탈루 혐의가 있는 다주택 보유자 42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들 중 40대 미국인은 2018년부터 수도권과 충청권에 소형 아파트 42채, 67억원어치를 갭투자 방식으로 사들였다니 그 문어발식 투기에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또 다른 30대 중국인은 유학 목적으로 들어와 서울, 경기, 인천 등 전국에 아파트 8채를 사들인 뒤 전·월세를 놓고도 임대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 국내 아파트 투기 세력과 마찬가지로 이들이 어떻게 주택 매입자금을 조달했는지,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은 제대로 납부했는지, 주택의 취득과 보유, 양도 과정에서 관련 법규는 준수했는지 등을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조사를 통해 이들에게 해외 부동산을 이용한 소득 은닉이나 신고 의무 위반 등의 역외 탈세 혐의가 있다면 당연히 해당국에 통보해 처벌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갈수록 증가하고 이들의 주택 매입도 급증하는 만큼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세청에 의하면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외국인이 취득한 아파트는 2만3천167채로 거래 금액은 7조6천여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32%인 7천569채는 매입자가 실거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사놓고 거주하지 않았다면 투기일 가능성이 있다. 매입 지역은 경기도가 1만93건(43.6%)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4천473건(19.3%), 인천 2천674건(11.5%)으로 서울과 수도권이 75%에 육박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주택 가격이 급등한 지역으로 시장 불안에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에 더 가혹할 이유는 없지만, 단속의 사각이 생기거나 내국인이 역차별받지 않도록 세금 납부나 법규 준수 여부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 여기서 법적, 제도적 허점이 드러난다면 조속히 보완하길 바란다. 국내 부동산시장이 외국인의 투기판이 되어선 곤란하다.

우리나라 부동산 세제는 외국인에게 1가구1주택 비과세·장기보유 특별과세 등 혜택은 주지 않지만, 보유세 등 다른 세금은 내국인과 차이가 별로 없다. 외국인에겐 주택 거래와 관련한 대출 규제도 없다. 반면 싱가포르, 뉴질랜드, 캐나다 등은 외국인의 주택거래를 금지하거나 투기를 차단하기 위해 세금을 중과한다고 알려져 있다. 거주 목적의 정상적 주택 매입은 문제 될 것이 없겠으나 시장 과열을 조장하는 투기 목적의 부동산 투자에는 관대할 이유가 없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외국인이 국내주택을 매수하고 6개월간 실거주하지 않으면 현행 취득세율의 20%를 추가로 과세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은 200만명이 넘는다. 주택 정책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인 만큼 관련 대책을 만들거나 집행할 때 이들의 동향도 염두에 둬야 한다. 주택이나 전·월세 가격 급등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을 것이다. 정부가 이들의 주거 안정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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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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